영아 5~10%에서 발견··· 출혈·궤양 동반시 치료 필요
포도주색 반점 ‘화염상모반’, 완치 어려우나 서둘러야
《어린아이들의 얼굴이나 팔 다리에 ‘빨간 점’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도톰하게 올라왔거나 편평한 붉은 색 점이 피부를 덮은 것은 피부 속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거나 혈관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다. 아이들에게 흔한 이 ‘빨간 점’ 중에는 그냥 점이 아니라 ‘혈관종’으로 분류되는 것이 적지 않다. 일부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도 있다.》 ○ 아이가 자라면서 점도 함께 성장
생후 2개월, 팔에 발생한 혈관종. 혈관 레이저 1회 후 호전된 모습. 분당서울대병원 제공붉은 점 모양인 혈관종은 영아의 약 5∼10%에서 발견되는 흔한 피부 종양이다.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것으로 색깔은 분홍색, 빨간색, 암적색 등이며 크기도 쌀알 크기부터 얼굴을 덮을 만큼 큰 것까지 다양하다. 색깔도 그렇지만 모양이 대개 혹처럼 도톰하게 튀어나온 것이어서 통상 ‘딸기 혈관종’이라고 불린다.
혈관종은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미숙아에게서 생길 가능성이 높고, 남자보다는 여자아이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태어날 때부터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출생 직후에 빨간 반점으로 생겨나 급속히 커진다. 생후 2∼3주일 뒤에는 피부 표면보다 높아지는 선홍색의 종양이 된다. 생후 5개월에서 1년까지 점점 커지는 양상이 있지만, 그 이후에는 수년에 걸쳐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7세까지 없어질 확률은 70% 정도, 10세 정도까지 서서히 없어지기도 한다.
해면상 혈관종이란 것도 있다. 흔히 딸기혈관종과 같이 나타나기도 하고 단독으로 생기기도 하는 것으로, 촉감이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다. 피부 표면에 생기는 것은 붉은색이지만 깊숙이 생기는 것은 대개 푸른색을 띤다. 해면상 혈관종은 딸기혈관종에 비해 크게 자라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확률은 적은 편이다.
혈관종은 대개 자라면서 없어진다고 해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지만 일부 혈관종은 표면에 궤양이 생겨 출혈이 생기거나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눈 주위의 혈관종은 약시나 녹내장 같은 문제를 일으키고 턱과 목 주위의 혈관종은 호흡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눈이나 코, 입가에 난 혈관종의 경우 숨쉬고 먹는 데 불편할 정도가 되면 제거해야 한다. 또 조기에 치료되지 않고 커진 혈관종은 자라면서 점점 없어지더라도 희고 쭈글쭈글한 흉터를 남기게 된다. 이런 미용상의 문제는 자아가 형성되는 유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최근에는 조기 치료를 권장하는 추세다. 분당서울대병원 나정임 교수는 “혈관종은 생후 1개월 안에 빠르게 자라기 때문에 병원을 일찍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릴수록 레이저 침투 효과가 커서 1세 정도만 돼도 치료가 가능하다. 스테로이드 제제로도 치료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를 투여해 3개월 정도 치료하면 크기가 상당히 줄어든다. 최근에는 고혈압 약인 베타 차단제가 일주일 이내에 반응이 나타날 정도로 치료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화염상모반은 완치가 어려워
포도주색과 비슷해서 ‘포도주색 반점’이라고도 불리는 화염상모반 역시 어린아이들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혈관종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은데 혈관종과 달리 혈관만 자라는 게 아니라 피부의 진피와 표피도 함께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와 눈 주위, 콧등, 입술 위에 생기는 경우가 많다.
혈관종과 달리 자연스레 없어지지 않고, 자라면서 혈관이 점점 확장돼서 붉은색이 점점 진해지고 크기도 커진다. 심하면 피부 위로 두껍게 솟아오르는 경우도 있어서 치료를 서두르는 게 좋다. 피부의 진피와 표피가 연결돼 있어 완치는 어렵지만 혈관 레이저로 치료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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