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당신의 장 건강하십니까]<1>과민성 대장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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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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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배가··· 스트레스가 부른 ‘심술 대장증후군’

민영일 나무병원 대표원장이 과민성 대장증후군 의심 환자의 대장을 내시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나무병원 제공
민영일 나무병원 대표원장이 과민성 대장증후군 의심 환자의 대장을 내시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나무병원 제공
《성격이 예민하다는 소리를 듣는 직장인 박모 씨(35·여·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몇 달 전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찾아오는 설사로 애를 먹고 있다. 아랫배가 살살 아파 화장실에 다녀와도 변이 남아있는 듯한 찝찝한 느낌이 계속됐다. 최근에는 회사를 결근할 정도로 증상이 심해졌다.》
병원에서 내시경과 엑스레이 등의 검사를 받은 결과 ‘과민성 대장증후군(IBS)’ 진단이 나왔다. 이 병에 걸리면 만성적으로 아랫배가 불편한 증상과 함께 변비 또는 설사가 지속되거나, 변비와 설사가 며칠 간격으로 번갈아 나타난다.

주로 식사 또는 가벼운 스트레스 뒤에 복통, 복부팽만감과 같은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혹은 변비가 잘 생긴다.

○10명 중 1명꼴로 추정


이 병에 대한 정확한 유병률은 없지만 성인의 10~15% 정도에서 나타난다고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감기에 이어 결근 원인 2위에 올라 있을 정도다.

여러 역학연구에서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하다. 특히 교사, 운전사, 은행원 등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잘 생긴다.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될 경우 대장게실성 질환, 담낭염, 크론병 등 설사나 변비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를 받는다. 내시경 검사와 같은 몇 가지 검사 뒤 장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해야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은 대장운동 이상, 내장신경의 과민 등 다양하다. 위와 장 같은 소화기관은 의지대로 조종할 수 없는 근육인 불수의근에 의해 움직인다.

스트레스나 불안 등에 의하여 소화기관의 운동이 원활치 않게 되면서 복통과 함께 설사,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은 뒤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한다고 해서 모두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아니다.

민영일 소화기 질환 전문 비에비스 나무병원 대표원장은 “증상이 자주, 오랜 기간 지속되고 그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일 때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또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는 평소 설사를 자주 하고 배가 아프다가도 휴가 중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낮엔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다가도 밤에는 화장실에 가는 일 없이 잠도 잘 잔다. 수개월 동안 증상이 없어졌다가 스트레스를 받은 후 증상이 다시 나타나기도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는 증상에 따라 장의 예민도를 떨어뜨리는 진경제, 대변의 부피를 늘리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부피형성 완하제 등의 약물을 사용하며, 약간의 신경안정제를 보조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치료에 있어 약물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 병이 생명에 위협이 되지 않고, 나을 수 있다고 믿는 것만으로도 불안이나 스트레스가 감소되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환자를 안심시키고 신뢰감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로 증상과 관계없는 가짜 약을 주어도 많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가 증상이 호전된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또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명상이나 적당한 휴식, 음악감상 등으로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스트레스를 풀도록 한다. 적당한 운동 역시 치료에 도움을 준다.

○유산균 발효유도 예방에 효과

최근엔 유산균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완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김주성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가 성인 남녀 73명을 대상으로 유산균 발효유 섭취와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 유산균 발효유를 섭취할 경우 8주간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을 보인 성인 57%에서 배변 시 불편감 등의 증세가 줄었다.

국내 특허가 난 유산균 발효유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이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하루 세 끼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가지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특정 음식을 섭취한 후에 증상이 악화될 경우 그런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과민한 사람들은 카페인, 술,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가급적 삼가는 것이 이 질환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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