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아이폰을 못 만든 까닭은

동아일보 입력 2010-09-27 17:08수정 2010-09-28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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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파는 회사는 핀란드 대표기업 노키아다. 가장 많이 쓰이는 스마트폰 운영체계(OS)도 노키아의 OS 심비안(Symbian)이다. 그럼에도 '노키아' 하면 떠오르는 대표 스마트폰은 없다. 비록 물량에서는 오랫동안 세계 최고를 지키고 있지만 혁신과 창의 면에서 볼 때 노키아는 지지부진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27일 노키아가 애플의 아이폰(iPhone) 같이 업계의 판도를 바꿔놓는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내부에 켜켜이 쌓인 관료주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키아도 아이폰 같은 획기적인 스마트폰을 만들 기회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기술개발부서에서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면 얽히고설킨 경영층에서 여러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건드리면 작동하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스마트폰도 아이폰이 나오기 전인 2004년 연구진이 시제품을 만들어 경영진에 선보였다. 그러나 경영진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더 이상의 개발을 중단시켰다고 전 스마트폰 개발담당 책임자 아리 하카라이넨 씨는 말했다. 노키아 내부에 위험은 일단 회피하고 보자는 문화가 팽배하다는 뜻이다.

같은 해 지금의 애플 앱스토어 같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자는 기술진의 제안이 있었다. 그러나 경영진이 또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OS 심비안 개발을 담당했던 전 책임자 주하니 리스쿠 씨는 "심비안 개선 방안을 500개나 제안했지만 하나도 채택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현재 스마트폰의 주요 수익원인 애플리케이션 개발업계에서는 심비안이 기술적으로 너무 뒤쳐져 있다며 이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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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가 만난 전 노키아 간부들은 입을 모아 "노키아가 초반의 성공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현실에 안주하려고만 하고 기술개발에는 게을러지며 소비자의 욕구에서 점점 멀어지게 됐다는 것이다. 리스쿠 씨는 "노키아의 경영은 구 소련식 위원회 같다"며 "경영진 내부의 주도권 다툼에 아이디어는 희생되거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거나, 너무 위험하다거나, 세계 1위 기업에 보잘것없다는 이유로 꺾이고 만다"고 주장했다.

노키아는 올해 6월 현재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40.3%를 차지하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반면 휴대전화 시장의 척도라 할 수 있는 미국 시장의 점유율은 2002년 3월 35%에서 올해 4월 8.1%까지 급감했다. 또, 노키아는 올해 세계시장에서 스마트폰 약 7000만 대를 판매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애플 아이폰은 6월 현재 3300만 대가 팔렸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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