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푸는 한방 보따리]배탈난 아이, 경락침-인삼차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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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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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혼이 늦고 맞벌이가 많아 아이가 많은 가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집집마다 귀한 아이를 돌보느라 쩔쩔맨다. 특히 무덥고 습한 여름에 휴가를 떠났다가 아이가 아프기라도 하면 더욱 그렇다. 멀쩡히 잘 놀던 아이들이 체하거나 배탈로 설사를 하면 부모의 애간장은 타들어간다.

동의보감 양자십법(養子十法)에는 요복난(要腹煖)이라는 구절이 나온다. 아이들을 건강하게 잘 기르기 위해서 배를 따뜻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아무 탈이 없는 평상시에도 아이의 배를 따뜻하게 해 준다. 이를 위해선 손가락이나 손바닥으로 배를 시계방향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 따뜻한 약이나 차로 속을 데워 주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배앓이가 생기면 전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아이가 체한 경우 얼굴이 귓불까지 빨갛게 달아오르며 열이 난다. 어떤 음식을 줘도 먹지 않고 트림을 자주 한다. 어떤 아이는 심장 아래 윗배가 아파 다른 사람들이 손으로 만지지도 못하게 한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손발을 실로 묶고 예리한 바늘로 손발가락 끝을 찔러 피를 한두 방울 내 주면 된다. 침구학에 정통한 한의사들은 이럴 때 손끝 발끝의 중요한 정혈(井穴·경락의 기운이 샘솟는 혈) 또는 십선혈(十宣穴)에 침을 놓아 피를 빼준다. 갑자기 막혀버린 경락의 기운을 소통시켜 주기 위해서다. 침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합곡(合谷), 태충(太衝), 족삼리(足三里), 공손(公孫), 내관(內關)으로 불리는 경혈을 꾹꾹 눌러 마사지해 주어도 말끔하게 낫는 경우가 있다.

보통 한의원을 찾는 아이들은 침이 두려워 보기만 해도 운다. 순간 한의사는 마술사가 된다. 눈에 띄지 않게 재빠르게 침을 놓는 것이다. 아이들의 경락은 민감하기 때문의 침의 효과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침을 맞은 후 언제 아팠냐는 듯이 열이 내리고 잘 뛰어논다.

평소 소화기가 약해 자주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아이는 휴가지에서도 배탈이 나 설사를 하기 마련이다. 잘 살펴보면 대개 얼굴이 창백하고 손발과 배가 차다. 이런 경우 탈수에 대비해야 한다. 인삼 달인 물이나 인삼차를 먹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휴가지에서 인삼을 구하지 못할 경우 배꼽의 신궐(神闕)이나 그 바로 위 수분(水分)혈에 뜸을 떠 주면 좋다. 뜸이 없으면 그 부위를 따뜻하게 해 줘도 증세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아이들이 회복해도 바로 음식에 달려드는 것은 말려야 한다. 가급적 미음이나 죽부터 조리해 줘야 한다. 아이들은 여름철에 소화기를 건강하게 유지해야 잘 성장한다.

송호섭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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