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곧 하겠지….” 무심코 지나친 생리주기, 자궁이 아픈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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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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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한 생리, 무월경, 지속되면 불임·자궁내막암 등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자궁 건강 위한 근본 치료 필요

‘한 달에 한 번 여자는 마술에 걸린다.’

여성용 위생용품 광고에 등장하는 문구다. 생리를 ‘마술’에 비유한 것. 이 광고 카피가 유명해지면서 많은 여성들이 생리를 시작하면 “마술에 걸렸다”고 말한다.

생리는 여성이 약 40년 동안 감내해야 하는 고통이다. 생리는 21∼35일에 한 번씩 찾아온다. 보통 10대 초반부터 생리를 시작해 50대 전후까지 생리를 하기 때문에 여성은 폐경에 이르기까지 400∼500회 정도 생리를 경험한다.

생리 기간 생리통에 시달리는 여성이 많다. 평소보다 신경이 예민해져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나 화를 내기도 한다. 생리를 시작하면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생리를 달가워하는 여성은 드물다. 이 때문에 ‘차라리 생리를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여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임신을 한 경우가 아니라면 생리를 하지 않는 것은 몸이 좋지 않다는 ‘이상 신호’다. 격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 여성 또는 수험생 중엔 심한 생리통과 불규칙한 생리주기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청담여성한의원 맹유숙 원장은 “생리 혈의 양이나 생리주기의 규칙성 여부는 여성의 건강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라면서 “생리불순은 치료가 꼭 필요한 질환의 일종이란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아직도 생리의 이유를 모른다고요?


여성은 태어날 때 난소에 약 40만 개의 난포(여포)를 가지고 태어난다. 몸이 임신할 수 있을 정도로 자라면 매달 수많은 난포 중 하나가 난자로 성장한다. 성숙해진 난자는 난소를 뚫고 골반으로 터져 나온다. 이게 바로 배란현상이다.

배란된 난자는 나팔관으로 올라가 정자를 기다린다. 여성마다 생리 주기는 다르지만 배란일부터 다음 생리시작 일까지 기간은 14일로 동일하다. 나팔관에서 난자의 수명은 1∼2일 정도. 이 기간에 정자와 만나지 못하면 난자는 체외로 배출된다. 수정란을 안전하게 착상시키기 위해 성장한 자궁내막도 뿌리만 남기고 체외로 나온다. 이 과정이 바로 생리다.

이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랫동안 생리가 없거나 불규칙해지면 그 부작용으로 불임이 발생할 수 있다. 배란이 되지 않아 임신이 불가능해 지는 것이다. 보통 3개월 이상 생리가 없는 것을 ‘무월경’, 21일 이하 35일 이상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것을 ‘생리불순’이라고 일컫는다. 이런 현상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자궁내막암’ 같은 심각한 질환에 걸릴 수도 있다.

○비만·스트레스…건강한 몸을 ‘황무지’로 만든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에서 난포의 성장이 정상적이지 않아 배란이 드물게 일어나거나 전혀 없는 질환이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무월경 또는 생리불순.

무월경 또는 생리불순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스트레스와 비만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는 호르몬 분비 이상을 초래해 배란현상을 방해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체지방율이 높은 마른 여성에게도 나타날 확률이 높다. 체중이 급격히 늘거나 빠지기를 반복하면 겉으로는 말라보이지만 체지방율은 높은 마른 비만이 되기 쉽다.

가임기 여성의 10% 정도가 다낭성난소증후군을 겪고 있다. 생리가 없거나 불규칙하면서 피부가 거칠어지고 털이 평소보다 많이 나는 것이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특징. 갑자기 살이 많이 찔 때도 의심해 볼 수 있다.

○혈액순환 돕고 기운 보충하는 치료가 필수

무월경 또는 생리불순을 겪는 여성에게는 근본적으로 자궁을 건강하게 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땅으로 비유하면 씨를 뿌리기 전에 토지를 비옥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방에선 무월경이나 생리불순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치료를 실시한다. 치료기간은 3개월 정도로 다소 길지만 전반적인 몸의 기능을 향상시켜 문제의 근본을 해결한다는 게 한방치료의 목적이다.

한방에서는 체내 기운의 흐름을 바로 잡는 치료를 우선 진행한다. 무월경이나 생리불순 모두 순환이 정상적이지 않아 발생하는 증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침과 뜸 등을 이용해 기(氣) 순환을 활발히 하고 한약을 처방해 허약해진 기운을 보충한다. 비만일 때는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치료도 병행한다.

생리통, 불임, 비만 등 여성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맹 원장은 “기 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배란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생리주기가 규칙적으로 개선된다”면서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안일하게 있다간 오히려 병을 키우기 쉽다”고 조언했다.

청담여성한의원에서는 여성의 치골과 허리 등 주요 관절을 바로 잡는 물리요법인 ‘W추나치료’도 병행돼 자세가 교정되는 효과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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