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끼니 거르는 2030, 40대 넘으면 ‘노화 가속도’

  • 입력 2009년 6월 17일 03시 00분


《남들보다 빨리 늙느냐, 천천히 늙느냐는 적절한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이 결정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모르는 것이 많고, 실생활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더욱 힘들다. 》

콜레스테롤 수치 높아지고 지방 축적… 피로 쉽게 느껴

40대 이상은 단백질 충분히 섭취해 근육량 유지해야

운동은 약간 힘들게… 20~30대는 달리기 40대는 고정 자전거 좋아

○ 20, 30대에 끼니 거르면 40대에 확 늙어

‘무엇을 먹느냐’와 ‘어떻게 먹느냐’는 노화 방지와 건강 유지에 가장 기본이 되는 질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40대가 넘어서야 노화에 민감해지고 몸에 좋은 음식을 찾게 된다. 하지만 20, 30대부터 노화를 늦추는 식생활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 시기는 노화를 늦추기 위한 기초체력을 쌓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20, 30대에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떻게 먹느냐에 좀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장 나쁜 습관은 불규칙하게 먹는 습관이다. 끼니를 거르거나 한번에 몰아서 먹는 습관은 40대 이후 몸을 망치는 주범이다. 자주 끼니를 거르면 몸은 ‘저장 모드’로 변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근육보다 지방이 쌓인다. 또 식사가 불규칙하면 몸이 당분을 많이 소모하는 구조로 변해 40대 이후에 피로를 더 많이 느끼게 된다.

40대를 넘어서면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줄어드는 것이 문제다. 55세 이상인 사람이 하루 필요한 총에너지의 20% 이상을 단백질로 보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대사증후군(고혈압, 당뇨, 비만, 고지혈증)에 걸릴 위험이 크게 달라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박민선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은 노화 방지에 필수적”이라며 “매 끼니에 단백질이 소량이라도 포함되도록 식단을 짜서 식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살코기 두세 점 정도의 단백질은 끼니마다 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과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식이 제한(calorie restriction)’은 노화와 관련된 질환을 감소시키고 평균수명과 최대수명을 연장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65세 이상이 되면 하루 섭취 칼로리를 12Cal씩 매년 줄여가는 것이 좋다.

음식별로 야채, 과일, 생선, 견과류, 저지방 우유, 요구르트, 복합 당류는 충분히 섭취하고 포화지방, 정제된 탄수화물, 설탕은 피하는 게 좋다.

○ 약간 힘든 운동이 효과적

운동 역시 젊음을 유지하는 기본 방법 중 하나다. 김종성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늙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운동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되고, 항노화를 원하는 의사는 운동 처방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아무리 낮은 강도의 운동이라도 안 하는 것보다 좋다. 운동은 약간 힘들거나 운동 직후 짧은 문장을 말할 수 있는 강도의 운동이 좋다. 20, 30대는 달리기, 40대는 고정식 자전거 운동을 하면 좋다. 허리나 무릎이 자주 아픈 사람에게는 수영이 효과적이다.

하루에 150Cal, 일주일에 1000Cal를 소비할 수 있는 정도의 운동을 하면 건강해질 수 있다. 걷기는 하루 30분, 수영은 15분, 자전거 타기는 시간당 24km 속도로 15분, 달리기는 시간당 10km 속도로 15분 정도가 적당하다. 전문가들은 “상징적 의미에서 매일 운동하라고 하지만 실제로 매일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운동 강도가 강해지면 빈도는 줄이도록 한다. 걷기는 주 5회, 중강도 이상의 운동은 주 3회가 적당하다.

다른 사람이 하는 운동을 따라하기보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찾아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은 심박수혈압 혈색소 혈중지질 혈당에 키 몸무게 허리둘레 체지방 근력 유연성 등 기초 체력과 심폐지구력을 측정해 찾는다.

○ 노화방지 약물치료 신중하게 선택

약물 요법으로는 호르몬 대체 요법, 비타민및 항산화제 복용 등이 거론된다. 폐경기 여성이 사용할 수 있는 여성호르몬 대체요법이 가장 효과가 검증된 방법으로 꼽힌다.

여성호르몬 요법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폐경 이후 안면홍조 등 폐경 증상이 없을 때 복용하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쪽으로 굳어가는 추세다. 여성호르몬 요법은 초기에는 폐경이 되면 무조건 복용하라고 했다가 암 발생 등의 부작용이 거론되면서 증상이 있는 사람만 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김탁 고려대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최근에는 폐경기 이후 여성 중 폐경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폐경기가 가까워지면서 생리가 불규칙해질 때부터 하루 한 알씩 복용하고 폐경 후 증상이 없을 때도 전문의와 상의해 적정량을 복용하면 된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아직까지 확실히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다. 좋은 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성장호르몬 치료를 주장하는 연구자들은 “성장호르몬이 심혈관 질환을 유발시키는 인자, 즉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근육량과 최대 산소 섭취량의 감소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부종, 여성형 유방, 관절통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성장호르몬은 청소년기에 성장호르몬이 부족한 경우에만 효과가 확실하다.

이외에 DHEA, 멜라토닌, 비타민의 효과도 논란이 많다. DHEA는 인지기능 향상, 피부, 뼈, 노화 호전, 성기능 향상에 효과가 있고 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건강 보조식품으로 팔리고 있지만 근거가 부족하다. 멜라토닌은 동물실험에서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결과가 나왔으나 사람에 대해서는 증거가 부족하다. 비타민도 논란이 많지만 음식을 통한 보충은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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