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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4월 8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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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두 번째 우주인에게 ‘주연’ 자리를 내주고 ‘조연’이 될 준비가 됐습니다.”
국내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사진)는 지난달 30일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첫 우주인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시행착오를 다음 우주인은 겪지 않도록 적극 도울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2우주인 선발이 빨리 진행된다면 4, 5년 안에도 나오지 않겠느냐”며 차기 한국 우주인 탄생을 기대했다. 이 씨는 지난 1년간 2만7000여 명을 대상으로 98회에 이르는 강연을 벌이는 등 과학기술홍보대사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우주인으로 선발된 뒤 ‘생애 최고의 순간’으로는 미국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 씨에게서 e메일을 받은 일을 꼽았다. 윗슨 씨는 이 씨의 훈련과정에서부터 귀환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인물이다.
윗슨 씨는 2007년 6월 러시아 가가린센터에서 훈련하던 이 씨에게 “당신은 우리에게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 우주인”이라고 격려했다. 이 씨는 “평소 동경하던 선배 우주인에게서 칭찬을 들으니 너무 기뻤다”며 “e메일을 크게 인쇄해 벽에 붙여 놓고 우주인으로서의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씨는 지난달 8일 러시아의 가장 큰 축제일인 ‘여성의 날’에 윗슨 씨를 비롯한 미국항공우주국(NASA) 여성 우주인에게 e메일로 안부를 전하며 선배 우주인과의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이 씨가 예비우주인으로 훈련받던 당시 그를 도운 러시아 백업 우주비행사 막심 수라예프를 언급할 때는 눈시울을 붉혔다. 이 씨는 “동고동락한 수라예프와 함께 우주에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며 “최근 통화에서 올해 9월 그도 소유스에 탑승한다는 얘길 들었다”며 자기 일처럼 기뻐했다.
그는 “내가 우주인으로 선발되지 않았더라면 면접을 보며 직장을 구하는 평범한 이공계 연구자였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씨는 미래 우주인을 꿈꾸는 청소년에게 “우주인이 갖춰야 할 최선의 덕목은 겸손”이라며 “자기 자리에서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면 우주인의 꿈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기자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