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현실 구분 힘든 UDTV 등장

  • 입력 2009년 2월 1일 19시 07분


2013년 어느 날 아침 김 과장은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든다.

집에서 초고화질(UD·Ultra Definition)TV로 보던 드라마의 결말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화면에선 김 과장이 TV를 보다 끄고 나온 다음 장면이 바로 이어졌다.

김 과장은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이 사용하는 노트북PC가 마음에 들어 관련 정보를 검색한 뒤 곧바로 구입했다.

'정보 고속도로'로 불리는 초광대역 융합망(UBcN·Ultra Broadband convergence Network)이 성공적으로 구축되면 이처럼 언제 어디서나 양방향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6월부터 각계 전문가 및 사업자들과 대용량 고품질 융합 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 '방송통신망 중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해왔다. 그 핵심이 UBcN의 구축이다.

● 현재 인프라론 한계

정부가 방송통신망 발전을 위해 2013년까지 34조1000억 원을 투입키로 한 것은 현재의 정보기술(IT) 인프라로 미래의 방송통신 서비스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초고속인터넷 가구 보급률(94.1%)이 세계 1위를 자랑할 정도로 한국의 IT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그러나 유무선 음성전화와 인터넷, 방송을 한 데 융합해 모바일 등 다양한 환경에서 제공하는 다중융합서비스(MPS) 등 미래의 방송통신 서비스를 염두에 두면 사정이 좀 달라진다.

더 큰 용량의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제공하지 않으면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UBcN 구축이 필요하다고 정부는 판단했다.

UBcN 구축되면 기존의 유선전화망과 이동통신망은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의 '프리미엄 백본망'으로 바뀌게 된다.

인터넷의 속도도 빨라진다. 2012년부터 대도시 지역부터 현재의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보다 최고 10배 빠른 초당 1기가비트(Gb)급 상용 서비스가 등장한다.

방송과 관련해선 2010년까지 양방향 인프라를 구축하고 2012년까지 지상파TV의 디지털방송 커버리지를 96%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방통위는 방송통신망에 대한 투자를 통해 신규 서비스가 활성화하면 이용자의 편익이 증가하고 다시 사업자 수익 증가와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善)순환 구조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생활 혁명'이 온다

UBcN이 구축되면 일상생활도 달라진다.

우선 가정에서는 TV가 홈 네트워크의 중심 기기로 떠오를 전망이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보낼 수 있게 돼 현재의 고화질(HD)TV보다 4~16배 선명한 UDTV가 등장한다.

화면의 이미지와 현실의 이미지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의 화질에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교육과 의료, 전자상거래 등의 분야에서 TV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가 출현할 전망이다.

시청 행태도 달라진다. 방송 중에도 실시간으로 해당 장면의 제작 과정이나 NG 장면을 볼 수 있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소품을 즉석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된다.

또 유무선의 구분이 없어지면서 집에서 TV를 보다가 외출하더라도 단말기를 통해 방송을 계속 시청할 수 있다.

빠른 속도로 콘텐츠를 올리고 내려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현장감 있는 개인 방송 서비스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유선 및 이동전화망이 IP 기반으로 바뀌게 되면 일반 전화는 모두 인터넷전화(VoIP)로 통합된다. 전화요금이 저렴해지고 영상통화 같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가능하게 된다.

홍석민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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