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올림픽 비만 주의보’

  • 입력 2008년 8월 11일 03시 00분


TV볼때 간식 없애고

시청 시간 제한해야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금메달 소식이 잇따라 전해오면서 전국이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선수들의 잇단 승전보는 즐겁지만 살찐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는 반갑지만은 않다. 그렇잖아도 움직이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하루 종일 TV 앞에서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여름방학은 그 어느 때보다 살이 찌기 쉬운 시기다. 아이들이 집 안에 틀어박혀 TV나 인터넷 게임에 푹 빠져 살 뿐 아니라 날씨도 더워 밖에 나가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림픽 중계에 넋을 놓다 보면 그야말로 ‘올림픽 비만’이 되기 십상이다.

이럴 때 아이들의 비만을 방지하려면 우선 간식을 줄여야 한다. 최근 해외 연구 결과 TV를 지나치게 많이 보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점심식사를 228Cal나 더 섭취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TV를 보면서 먹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식욕을 자제하지 못하고 그 결과 과식하게 된다는 것. 따라서 올림픽 경기를 시청할 때는 간식을 절대 줘서는 안 된다.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간식까지는 아니더라도 덥다고 투덜대며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원하기도 한다. 간식을 먹으면 식사를 거르는 경우도 많다. TV를 보면서 먹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식사를 거르거나 폭식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어린이 비만은 유전적 요인 말고도 환경적 영향이 특히 강하다. 따라서 역으로 생각하면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오히려 살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우선 아이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응원하면 비만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가령 40kg의 아이가 편하게 소파에 앉아 별 생각 없이 올림픽 중계를 1시간 시청한다면 약 50Cal밖에 소모되지 않는다. 반면 적극적으로 응원구호를 외치면서 신체활동을 같이한다면 약 170Cal가 소모된다. 한 발 더 나아가 응원구호를 외치면서 팔짝팔짝 뛴다면 칼로리 소모량은 200Cal로 늘어난다.

어린이 비만은 부모의 무관심이 가장 큰 적(敵)으로 지적되는 ‘병’이다. 살찐 아이들을 탓하기 전에 부모가 무관심하게 내버려뒀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올림픽 시즌도 잘 이용하면 다이어트에 가장 좋은 시기가 되지만 방치하면 최악의 시기가 될 수도 있다.

다수의 부모들은 포동포동하거나 뚱뚱한 살은 성장하면서 키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틀린 생각이다. 비만한 아이들은 잘못된 식습관 외에 운동량도 부족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키가 크기보다는 성장판이 다른 아이들보다 일찍 닫혀 오히려 키 성장이 빨리 멈춰버릴 수도 있다.

또 서늘한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 야외활동을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컴퓨터 이용시간과 TV 시청시간은 하루 한두 시간으로 제한하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