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시력 1.0’ 지키기]<10>전문가 좌담<끝>

  • 입력 2008년 5월 17일 02시 58분


‘우리 아이 시력 1.0 지키기’를 마무리하며 전문가들이 16일 한자리에 모여 시력보호 방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오세열 대한안과학회 소아안과연구회 이사, 임기환 대한안과학회 상임이사, 이미자 한국실명예방재단 미취학아동시력검진팀장, 신경환 한국실명예방재단 회장. 변영욱 기자
‘우리 아이 시력 1.0 지키기’를 마무리하며 전문가들이 16일 한자리에 모여 시력보호 방법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왼쪽부터 오세열 대한안과학회 소아안과연구회 이사, 임기환 대한안과학회 상임이사, 이미자 한국실명예방재단 미취학아동시력검진팀장, 신경환 한국실명예방재단 회장. 변영욱 기자
“어린이 눈 건강 지키기, 온 사회 나서야”

안과 검진도 없이 안경점부터 찾는게 문제

아이들 눈 혹사 안하게 부모가 관심 가져야

《어린이의 시력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동아일보가 진행한 ‘시력 1.0 지키기’ 시리즈는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던 아이들의 눈 건강을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켰다. 시리즈를 마치면서 전문가들이 16일 본보 편집국 회의실에서 아이들의 눈 건강을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신경환 한국실명예방재단 회장, 임기환 대한안과학회 상임이사, 오세열 대한안과학회 소아안과연구회 이사, 이미자 한국실명예방재단 미취학아동시력검진팀장 등 4명이 참석했다. 》

○ “어린이 시력 관심 갖는 계기 됐다”

참석자들은 이번 시리즈에 대해 ‘성공작’이란 평가를 내렸다.

신 회장은 “지금까지 언론에서 어린이 시력을 주제로 시리즈 기획물을 본 적이 없었다. 해외 현지 취재까지 해서 우리나라 아이들의 시력저하 실태를 현장감 있게 보도해 부모들에게 큰 경각심을 줬다. 의사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이사도 “매년 학기 초 단발성으로 어린이 눈 건강을 기사로 다루는 언론은 있어도 이처럼 집중적으로 보도한 곳은 없었다. 어린이 시력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번 시리즈가 시력을 떨어뜨리는 생활습관과 주변 환경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에 대해 “그 점 때문에 부모들이 뜨끔해하며 기사를 한 번 더 읽었을 것이다. 특히 성장기 아동의 시력 보호를 위해 국가적으로 노력하는 싱가포르 사례는 배울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에 임 이사는 “대한안과학회에서 해야 할 일을 동아일보가 대신 해 준 것 같아 고맙다”면서 “그러나 생활습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안과질환 등 의학적 접근이 부족했던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 “눈 쉬어주기 운동 생활화 시급”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눈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평소에도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오 이사는 “2001년 ‘국가 근시예방 프로그램’을 시작한 싱가포르는 30분 공부한 후 5분간 눈을 쉬게 하자는 취지의 ‘비전 브레이크’ 캠페인을 전개해 큰 성과를 거뒀다”며 “우리도 40∼50분 수업 후 10분은 반드시 눈을 쉬게 하는 캠페인을 학교에서부터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임 이사도 “유전적 문제 등 시력이 나빠지는 선천적인 요인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아이들이 책이나 컴퓨터에 바짝 눈을 대고 보는 습관만 고쳐도 시력 보호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당국이 아이 시력보호가 얼마나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인지 인식했으면 좋겠다.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가족부 등 관련 부처들이 더 긴밀하게 협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교육 공무원들과 학생 시력보호 관련 업무를 추진한 적이 있는데 관심이 없지는 않지만 당장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서 그런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사안을 봐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부모와 사회의 역할 중요”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근시 유병률에 대한 전국적 실태조사가 우선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 이사는 “현재 국내에서 통용되고 있는 통계자료나 대처법 등은 대부분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개발한 것이다. 그러나 근시는 서구보다 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에서 많이 생긴다. 대한안과학회와 질병관리본부가 공동으로 전국적인 눈 건강 조사를 향후 5년 동안 벌일 계획이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자녀의 눈이 나쁜 것 같으면 대부분의 부모는 안경점에 가서 안경만 맞춰 준다”며 “그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실태를 알기 위해 안과 의사에게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자녀가 오랫동안 책을 들여다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면 ‘열심히 공부하는구나’ 하면서 그냥 내버려두는 부모보다는 자세를 고쳐주고 눈을 간간이 쉴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부모가 돼야 한다”면서 “가장 가까이서 아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만큼 좋은 시력보호제는 없다”고 말했다.

정리=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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