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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2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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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등산… 금연보조제… 니코틴과 ‘전면전’
○ 평소보다 두 배 더 운동해요
이지훈(29) 씨는 12년 동안 하루 평균 1갑 반 이상의 담배를 피워 온 골초 흡연자다. 3년 전 자영업을 시작하면서 하루 4시간 잠자기도 힘들 정도로 바빠지면서 피로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몸이 무거웠다. 사업의 특성상 술자리도 잦았다. 그러면서도 아침에 눈을 뜬 후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담배였다.
이 씨는 아직 젊기 때문에 고혈압 당뇨병 등의 성인병은 없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담배 때문에 심각한 병에 걸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금연에 도전하기로 했다.
우선 금연에 돌입한 후 평소의 2배 이상 운동을 했다. 댄스스포츠도 배우고 골프와 웨이트트레이닝도 열심히 했다. 이 씨의 하루 평균 운동 시간은 4시간. 그는 “운동에 집중하다 보니 흡연 욕구가 상당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식당에서도 금연 구역에 앉고, 술자리에서는 물을 마시거나 껌을 씹으며 흡연 욕구를 이겨냈다. 본인보다 나이 많은 거래처 사람이 담배를 권해도 “금연 중입니다”라고 말하며 정중하게 거절했다.
그는 전문의 상담도 받고 금연 보조제의 도움도 받았다. 금단 증상이 심해 보조제의 도움 없이 금연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금연보조제 ‘챔픽스’를 복용하고, 의사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를 걸어 금연 상담을 받았다.
이 씨는 금연 한 달째 접어든 지금 “금단 증상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말한다. 몸도 좋아져 몇 번을 뒤척여야 겨우 일어났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쉽게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이 씨는 “금연 중이라고 하면 다들 잘했다고 격려해 준다”며 “아직 금연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흡연 욕구는 별로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주변에 ‘금연’을 선언하세요
김기은(46) 씨는 지난해 12월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기준치 dL당 240mg을 초과한 dL당 243mg으로, 혈압은 정상 수치인 120/80mmHg를 넘어 135/90mmHg로 나왔다.
김 씨는 30년 동안 하루 1갑 이상 담배를 피웠고 금연 결심을 했다가 3번이나 실패했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마지막”이라며 2월 금연에 돌입했다.
그는 일단 회사에서 금연을 선언했다. 김 씨의 회사에는 남자 직원이 많아 실내 흡연도 묵인되는 분위기였다. 금연 선언 후 김 씨는 부하 직원의 실내 흡연을 금지시켰다.
주위 환경도 바꿨다. 집, 자동차, 사무실 등을 뒤져서 나온 담배 7갑과 라이터 25개를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다. 눈에 띄면 흡연 욕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흡연 욕구를 부추기던 커피도 끊었다. 운동 삼아 하던 등산은 더 열심히 다니기 시작했다.
금연보조제를 복용하니 도움이 됐다. 김 씨는 “보조제를 먹으면서 호기심에 한 번 담배를 피워봤지만 별로 맛이 없었다”고 말했다.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술자리에 가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욕구가 생겼지만 그때마다 물을 마시고 대화를 많이 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몇 차례 위기를 넘기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금연 두 달이 지난 지금 김 씨의 콜레스테롤과 혈압은 개선됐다. 콜레스테롤 수치는 dL당 152mg으로 금연 시작 전보다 dL당 90mg 이상 떨어졌다. 혈압 역시 120/80mmHg으로 정상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
김 씨의 표정은 한결 밝아졌다.
“담배를 피울 때 느끼지 못했던 입맛이 돌아오고 수시로 뱉어야 했던 가래가 사라졌습니다. 몸에서 나던 냄새도 사라져 가족이 너무 좋아합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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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뷰티]금연!<하>나는 이렇게 성공했다 |
▼ 마음만 먹으면 된다?
성공률 5%도 안돼요▼
금연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김 원장은 “금연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반드시 재발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적절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연은 무작정 시도해도 안 되고, 덤벼들 듯이 해서도 안 된다”며 “자신이 니코틴 중독임을 먼저 인정하고 왜 담배를 끊어야 하는지, 어떤 금연 방법을 쓸 것인지 등을 생각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현재 김기은 씨와 이지훈 씨의 금연 상담과 치료를 해주고 있다.
흡연자는 의사의 상담을 통해 본인의 니코틴 중독 상태, 흡연 습관 등을 체크한 후 체계적으로 금연 과정을 밟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이 어렵다면 처방약을 복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니코틴 중독’인 경우 의지만으로 금연을 시도하면 성공률은 5% 이하에 그친다.
김 원장은 “금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끊고자 하는 의지지만 반복적으로 금연에 실패하는 사람이나 꼭 금연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의사의 상담과 함께 전문 금연 치료 보조제를 쓰는 것도 금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주위에 금연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한국소비자연맹 조사에 따르면 환자의 금연에 있어 ‘주변의 도움’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금연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라며 “특히 가족의 격려가 금연하려는 사람에게 큰 힘이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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