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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3월 20일 1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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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영재교육기업 '창의와 탐구'가 개최한 전국 원주율 외우기 대회의 우승자인 대구 칠성초등학교 6학년 서효원 군(12·사진). 서 군은 이날 주최 측이 제시한 원주율 490자리를 모두 암기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올해로 3년째인 이 대회의 우승자는 그동안 서 군의 절반 수준인 원주율 200자리 정도를 외우는 수준이었다.
원주율이란 원주의 길이와 그 지름의 비율로서 그리스어 파이(π)로 표현한다. 원주율은 소수점 아래로 끝도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보통 근사값인 '3.14'를 쓴다. 수학과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대회가 3월 14일 열린 것도 그 때문이다.
서 군이 원주율 490자리를 외운 힘은 연상을 통한 암기법에 있다.
"'798214'는 '79년에 파리(82)가 일사(14)병에 걸려 죽었다'식으로 외웠어요. 조금 우습기는 해도 이렇게 한 번 머리 속에 입력하면 잊혀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는 문장 말고도 아빠 차 번호, 엄마 생신처럼 익숙한 숫자를 이용해서 암기했죠."
이 같은 암기법의 근원은 서 군의 생활 습관에 있었다. 대구 과학고 교사인 어머니의 교육 방침에 따라 학원을 전전하거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 지내지 않았다. 대신 책을 많이 읽었다. 서 군이 가장 좋아하는 역사 서적이 특히 도움이 됐다.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 일어난 연도를 원주율에 겹쳐서 연상해 봤어요. 큰 전쟁이나 정변이 일어난 해가 암기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죠."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던 서 군은 최근 우연히 접한 해부 동영상을 보고는 생명과학자가 되고 싶어졌단다.
"개구리며 토끼의 몸 속 구조가 정말 흥미로웠어요. 생명과학자가 돼서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이정호 동아사이언스기자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