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진원장의 성형에세이③] 활짝 웃지 못하는 병을 앓는 사람들

  • 입력 2008년 1월 22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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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상담실에서 많이 하는 말 중 하나지만 가장 하기 힘든 말은 “활짝 웃어보세요”다.

보통 수술 전 상담 시 환자 본인의 사진을 찍어 모니터를 통해 같이 보면서 상담을 하는데 그 이유는 그렇게 하면 더 객관적으로 자신의 얼굴을 이해할 수 있고 상담도 편하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모니터 상의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을 심하게 부끄러워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평소에도 거울을 잘 보지 않거나 대화를 할 때도 상대의 눈을 바로 쳐다보고 편하게 표정을 짓는 것을 잘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도 사진을 찍을 때 표정이 어색하고 상담을 받을 때도 자신의 얼굴이 어색하고 부끄러울 수밖에 없다.

여러 성형 중에서도 특히 얼굴의 주름을 없애기 위한 시술을 위해서는 환자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보아야 현재 주름의 형태나 그 정도를 파악하기 좋고 그에 따르는 정확한 시술 방법을 결정할 수가 있다. 하지만 활짝 웃어보라는 요청에 말 그대로 활짝 웃는 환자는 거의 보지 못한다.

물론 웃기지도 않은데 웃어보라고 해서 바로 활짝 웃을 수 없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상담 환자의 대부분이 자신의 얼굴이나 웃는 모습에 자신감이 없고 스스로 못마땅해 하기 때문에 잘 웃지 않고 눈도 잘 마주치지 않으며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웃으면 주름이 많이 보인다거나 웃을 때 코끝이 내려간다는 이유로 잘 웃지 않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이 수술 후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한 예로 상담실에 젊은 20대 여성이 어머니와 함께 방문했던 적이 있다. 그 환자는 상담을 하는 내내 눈을 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계속 시선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잘 웃지도 않았다. 얘기를 들어보니 스튜어디스가 되기 위해 시험을 보는데 몇 번씩이나 꼭 면접에 가서 떨어지더라는 것이었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는 아무래도 웃을 때 코끝이 내려가고 퍼져 보이는 것 때문에 잘 웃지 않는 습관이 있는데 그것이 면접 볼 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또 활짝 웃어도 코 모양이 오똑하게 서있도록 수술해주되 코를 수술한 티는 안 나도록 자연스럽게 해달라는 요구를 했다.

웃을 때 코가 좀 내려가고 코가 좀 퍼져 보인다고 그 것을 유심히 보고 평가를 하는 사람은 성형외과 의사들 말고는 거의 없다. 문제는 자신감이 부족해서였다. 그 환자는 굳이 코 수술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었고 다만 활짝 웃어 보일 수 있는 자신감만 있었어도 면접에서 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웃어서 코가 퍼져 보인다는 이유보다는 자신감 없이 상대의 눈을 보고 편하게 웃거나 대화하지 못하는 표정과 태도가 아마 면접관의 평가에 크게 작용했으리라 생각한다.

그 상담환자는 코 연골의 발달이 미약하여 코의 모양을 지지해주는 힘이 약해 웃을 때 코끝이 당겨 내려가고 퍼져 보이는 모양이 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비중격 연골을 이용하여 부족한 코 연골을 지지해주고 코끝을 세워주면서 코 라인을 부드럽게 해주는 수술을 했다.

수술 후 경과를 보면서 코의 상태만이 아니라 그 환자의 표정의 변화를 유심히 관찰했는데 수술 후 얼마가 지나고서야 비로소 활짝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신감 있게 활짝 웃는 그 표정은 스튜어디스의 면접 과정에서는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 예쁜 모습이었다. 언젠가 우연히 비행기를 탈 때 그 여성이 스튜어디스가 되어있는 모습을 본다면 나도 기쁠 것 같다. 지금쯤 이미 스튜어디스가 되어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본다.

우리가 흔히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보다보면 어딘지 모르게 예뻐진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 때 대부분은 성형수술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형외과 의사의 입장에서 보면 꼭 성형수술이 아니더라도 자신감 있는 표정이나 활기찬 성격, 잘 어울리는 의상이나 헤어스타일만으로도 훨씬 예뻐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긍정적인 생각과 자신감 있는 아름다운 미소다. 이것은 성형수술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성형은 얼굴의 부족한 부분을 고쳐서 비로소 자신 있게 웃을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본인의 여러 가지 표정근이 조화롭게 움직여 가장 기분 좋고 아름다운 표정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은 정작 수술이 아니라 본인의 마음이다. 진정으로 행복해서 웃어야 그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성형수술은 아름다운 얼굴이 수술이 아니라 활짝 웃는 얼굴 그 자체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성형외과인(분당 이인승성형외과) 최규진 원장 www.ilikein.com 031-705-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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