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근육강화운동 좋지만 통증 생기면 중단해야

  • 입력 2007년 10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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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병원을 찾는 관절염 환자가 증가한다.

10월 둘째 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관절염 주간’이기도 하다.

류머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 가정의학 전문의 등 3명이 만나 관절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송영욱(대한류머티스연구회 회장) 서울대병원 류머티스내과 교수와 이수찬 힘찬병원 원장, 강재헌 인제대 서울백병원 건강증진센터 소장이 그들이다.

송 교수는 국내에서 대기 환자가 가장 많은 류머티스 전문의 중 한 명이고, 이 원장은 퇴행성 관절염 수술의 실력자다.

강 교수는 스포츠 의학과 비만 분야에서 명성을 쌓아 가고 있다. 》

전문가 3인의 관절염이야기

○ 목욕이 통증 완화에 도움

▽이수찬=추워지거나 비가 오려고 하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은데 추위나 높은 습도가 관절염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없다. 열대 지방이나 한대 지방에 사는 민족의 류머티스 관절염 유병률은 1∼2%로 비슷하다. 우리나라도 제주도와 강원도가 비슷하다.

▽강재헌=날씨에 따라 통증에 대한 민감도가 달라질 수는 있다. 날씨가 추워져서 느끼는 통증을 관절염이라고 오해해서 그럴 수도 있다.

▽송영욱=건초염이나 점액낭염은 관절 주위 조직에 통증이 오고, 근육도 뻣뻣해지는 증상으로 관절염과 비슷하다. 관절염하고는 다른데 그런 것을 관절 통증으로 오인할 수 있다. 온천욕이나 찜질이 뻣뻣해진 관절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

▽이=목욕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류량을 증가시킨다. 통증 자체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 류머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을 구별해야

▽이=관절이 아파서 오는 사람들은 자신이 류머티스 관절염인지 퇴행성 관절염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분이다. 류머티스 관절염은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체계 이상으로 관절에 염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많이 사용해서 관절에 이상이 온 것이다.

▽송=아침에 일어나서 관절이 한 시간 이상 뻣뻣하게 굳어 있느냐 아니냐로 구분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아침에 일어나서 30분 이내에 뻣뻣한 게 풀어지지만 류머티스는 한 시간 이상 지속되고, 하루 종일 가는 사람도 있다. 어느 부위에 생기는지를 보고도 구별한다. 손에 관절염이 왔을 경우 손가락 끝마디가 꼬부라지면 퇴행성이고, 손가락 가운뎃마디와 손가락 안쪽 마디, 손목이 아프면 류머티스 관절염이다.

▽이=무릎에는 둘 다 오지만 단연 퇴행성이 많다. 류머티스 관절염의 경우 피검사를 해 보면 류머티스 인자가 나오고, 방사선 촬영으로도 알 수 있다.

류머티스는 30∼50대 여성에게 많이 생긴다.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4 대 1 내지 5 대 1로 여성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인들한테 많이 생긴다.

▽강= 남성은 대체로 신체 활동량이 많고 운동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높아 퇴행성 관절염에 덜 걸린다. 비만도도 상관이 있다. 여성은 20, 30대까지는 남자보다 날씬하지만 이후 70대까지는 계속 비만도가 증가한다. 퇴행성 관절염이 여자한테 많은 이유다.

▽이=퇴행성 관절염 초기 발병 빈도는 남자와 여자가 비슷하지만 남성은 심해지지는 않는다. 우리 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하는 비율을 보면 남자가 10% 미만이고 여성은 90% 이상이다. 남성의 경우는 근육이 관절을 보호해 관절염이 악화되는 걸 막아 준다.

▽송=류머티스는 치료하기가 쉽지 않지만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등 세포나 균을 이용한 생물학적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치료에 혁명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과거에는 소염진통제와 질환조절약제(일종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했지만 치료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도 있었다.

▽이=이 약이 퇴행성 관절염에는 효과가 없다는 게 문제다. 류머티스는 좋은 약이 개발되는데 퇴행성 치료제는 소염 진통제나 파스 외에 초기에는 특별한 대안이 없다.

▽송=생물학적 치료제는 효과는 있지만 가격이 비싼 게 문제다. 보험 혜택을 받으면 한 달에 50만 원이고, 보험 혜택을 못 받으면 100만 원 정도 든다.

○ 갑각류 알레르기땐 글루코사민 복용 피해야

▽강=최근에는 체중 증가와 운동 부족이 퇴행성 관절염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건강한 사람도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조절로 관절염을 예방해야 한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운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염 환자들은 관절 주위를 지지해 주는 근육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이=통증이 있는데도 참아가면서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무릎에 부담이 가는 등산보다는 자전거 타기 등이 더 좋다.

▽송=운동 후 통증이 한 시간 정도 지속된다면 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관절염으로 병원에 오는 환자 100명 중 99명 정도가 글루코사민, 콘드로이틴 등이 함유된 건강 보조제를 복용한다.

▽송=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 등 퇴행성 관절염에 쓰이는 건강보조식품은 무릎의 통증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건강보조식품은 약이 아니고 말 그대로 식품이다.

▽이=글루코사민을 건강보조식품으로 한 달간 먹으려면 10만 원 정도 들지만 의사 처방전을 받아 약으로 구입하면 한 달에 5000원이면 된다.

▽강=건강보조식품도 알고 먹어야 한다. 글루코사민은 조개나 게, 새우 같은 갑각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피하는 게 좋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올라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콘드로이틴은 혈액의 응고 기능을 저하시킨다.

▽송=무릎이 아픈 환자들은 파스도 많이 붙인다. 파스는 국소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먹는 소염진통제보다 상대적으로 위궤양, 신장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적을 수 있지만 일부가 흡수되므로 부작용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파스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연골이 찢어졌는데도 파스를 붙이고 버티는 사람이 있다. 일시적으로 통증은 없어지지만 관절염 진행이 빨라진다. 의사보다 파스와 친해지면 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인공관절 수술은 치료의 마지막 방법이다. 수명이 15년 내외여서 65세 이하의 환자들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관절염 환자 중에는 응급 환자가 없다.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송=‘뼈 주사’라고 하는 연골주사는 통증 감소효과는 있지만 다른 약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3∼5주마다 주사를 맞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자가연골배양술도 아직까지는 아주 작은 부위의 손상에 대해 제한적으로 해 볼 만하다고 생각된다.

▽이=자가연골배양술이 모든 퇴행성 관절염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처럼 알려졌는데 이는 큰 오해다. 젊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다가 연골 일부가 떨어져 나갔을 경우에 적합한 수술이다. 퇴행성 관절염의 경우 초기나 중기 일부 환자에게만 할 수 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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