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아이디어 99%는 ‘아이디어 재생품’

  • 입력 2007년 4월 19일 03시 07분


코멘트
이훈구 기자
이훈구 기자
●게임 ‘파이널 판타지’ 제작, 日 사카구치 씨 첫 방한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 하고 나서 마음에 남는 게임.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일본의 사카구치 히로노부(坂口博信·45·사진) 씨는 최고의 아이디어로 최고의 그래픽을 사용해 게임을 만들되 항상 이 두 가지를 염두에 둔다고 했다.

그가 25세 때인 1987년 선보인 롤플레잉게임(RPG) ‘파이널 판타지’는 지금까지 모두 12편의 시리즈로 제작됐으며 세계적으로 6800만여 장이 팔렸다. 일본에서는 국민 게임으로 불린다.

X박스 360용 게임 ‘블루 드래곤’의 다음 달 한국어 버전 출시를 앞두고 한국을 처음 방문한 그를 18일 만났다. ‘블루 드래곤’은 ‘드래곤볼’로 유명한 도리야마 아키라 씨가 캐릭터를 만든 RPG로 사카구치 씨는 감독의 역할을 하며 제작 과정을 총괄했다.

한국에서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다. 그에 대한 의견부터 물어봤다.

“일본은 이미 30년 전부터 게임을 즐겨 기성세대도 게임과 친숙하죠. 한국도 게임을 즐기는 지금의 어린 세대가 나이가 들면 사회 전반에서 게임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많이 사라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연령층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지구 온난화와 같은 현재의 이슈도 게임에 넣고 인간관계와 사랑을 얘기하면 누구나 좋아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세계는 그래픽을 이용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이용자들이 반응하는 게임은 스토리의 보편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각종 영상과 글로 내재돼 있는 아이디어들을 머릿속에서 다른 각도로 보며 재발견하고 재구축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고 한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일은 일생에 많아야 한 번 정도뿐이라는 것.

40대의 나이에 젊은 개발자들과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젊은이들과 현장에 함께 있어라. e메일로 하는 의사소통은 죽은 의사소통”이라고 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