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메~롱’ 한번 혀로 건강을 보세요

  • 입력 2007년 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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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메롱∼’ 하며 혀를 내밀어 건강을 체크합시다.’

혀는 음식 맛을 보는 기관만이 아니다. 몸의 이상과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조기 경보 시스템이다.

건강이 나빠진 사람의 혓바닥에는 흰색의 설태(혓바닥에 끼는 이물질)가 끼어 있거나 헐어 생긴 상처가 있기 십상이다.

연세대 치과병원 구강내과 안형준 교수는 “혀에는 미각을 느끼는 유두들이 잔디처럼 나 있는데 그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나 각종 세균들이 잘 끼게 된다”면서 “이를 매일 닦는 것처럼 혀도 매일 청소를 해줘야 설태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각종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해요▼

건강한 사람의 혀는 핑크색 또는 약간의 흰색이 섞인 핑크색이다. 윗니로 혀를 가볍게 문질러 볼 때 약간 거칠거칠한 감촉이 느껴지면 정상이다. 혀의 색깔이 비정상적으로 붉거나 창백하거나 혀가 말라 갈라졌다면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한의학적으로 혀는 내장 상태를 드러내 보이는 거울이다.

경희대 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의주 교수는 “혀는 경락이라는 길을 통해 체내와 연결돼 있다. 혀의 앞부분은 심장과 허파, 중앙은 비장과 위, 뒷부분은 신장, 가장자리는 간장과 쓸개와 연결되어 있다”면서 “한방에서는 혀를 통해 진찰하는 설진이 배를 진찰하는 복(腹)진과 더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한방에서는 설태가 어느 부위에 많이 쌓여 있는지 또 혀에 염증이 있는지 등을 보면서 해당 부위 장기의 건강도를 살펴본다.

▼이상해요▼

혀로 이상을 살피는 바로미터는 설태다. 위염 소화불량 등 소화기 질환이 있을 때 잘 생긴다. 이때 설태는 백색이나 황색을 띤다. 이는 곰팡이균(칸디다균) 또는 음식물에 있는 세균이 자란 것이다.

검은 설태가 보인다면 항생제 과용을 의심해야 한다. 혀가 창백하면 빈혈, 청자색이면 선천성 심장기형을 의심할 수 있다.

반대로 혀가 빨갛고 반짝거린다면 악성 빈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혀의 유두가 심한 빈혈로 인해 위축되면서 표면이 매끈해지고 염증 반응을 일으켜 붉게 변하기 때문이다. 악성빈혈 외에도 비타민B2의 결핍이나 만성간염 위장장애 등을 의심할 수 있다.

혀 아래의 얇은 막 아래쪽에 비치는 혈관은 주로 정맥이다. 만일 이 정맥이 부풀어 있다면 심장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정맥의 압력이 높아져 혈관이 부풀게 된다.

한편 노인이 미각이 변하고 혀가 화끈거리며 시리거나 통증을 느낀다면 ‘혀 건조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는 침샘의 기능이 떨어져 침이 마르게 되면서 혀 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것. 수시로 수분을 섭취해 줘야 증세가 좋아진다.

혀의 움직임만으로도 건강을 체크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은 혀를 내밀 때 곧바로 뻗어나간다. 하지만 간혹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구부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뇌의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뇌에서 나가는 혀 밑 신경이 혀의 움직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든 사람이 갑자기 말이 둔해지면서 혀가 한쪽으로 돌아가면 뇌중풍(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다.

▼관리해요▼

설태가 잘 끼면 입 냄새가 심해지고 혀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안 교수는 “당뇨병과 같은 전신질환 또는 구강위생이 좋지 못한 사람에게서 설태가 흔히 발견된다”면서 “특히 설태가 흰색이면 구강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혀도 치아 못지않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혀의 설태는 혀 클리너라고 부르는 혀 닦개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이 좋다. 혀를 가능한 한 가장 길게 밖으로 내밀고 혀 닦개로 뒤에서 앞으로 3∼5회 쓸어내리도록 한다.

혀 앞쪽은 혀 운동과 침으로 인해 자동 세정이 되지만 혀 뒤쪽은 그렇지 못해 설태가 많이 낀다.

칫솔을 사용해서 혀의 설태를 제거할 수 있지만 혀의 유두에 상처가 날 수 있다. 설태가 심하면 치과에서 초음파를 이용해 제거해 주는 방법도 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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