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피’ 헌혈… 수혈 2명 감염

  • 입력 2006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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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학적 질환이나 림프종(백혈병)을 유발할 수 있는 ‘인체 T림프 영양성 바이러스(HTLV)’에 감염된 혈액을 수혈받은 뒤 2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복심 열린우리당 의원은 27일 이 같은 사실을 질병관리본부로부터 확인했다며 철저한 역학조사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0대 남성 정모 씨가 헌혈한 혈액을 검사하는 과정에서 HTLV 양성반응을 보여 그동안 정 씨의 혈액을 수혈받은 11명에 대해 추적조사를 벌인 결과 2명이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 씨는 그동안 8차례 헌혈을 했다.

HTLV는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신경학적 질환, 림프종, 면역억제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질병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감염자의 1% 이하인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또 HTLV 수혈감염으로 림프종이 발병한 경우도 아직까지 보고된 바 없다. 다만 감염자에 따라 아주 드물게는 20∼30년의 잠복기를 거쳐 병이 나타나기도 한다.

주로 일본과 카리브해 지역, 중부 및 남부아프리카에서 유행하며 국내에서는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정씨의 혈액을 수혈받은 11명 중 2명은 이미 사망했지만 이들의 사망원인이 각각 노환과 위암으로 밝혀졌다”며 “HTLV 감염에 의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 9명 중 6명에 대한 검사를 벌인 결과 2명이 HTLV 양성반응을 보였고 나머지 3명에 대한 검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복지부는 “양성반응을 보인 2명에 대해 수혈이 직접적인 원인인지에 대한 추가 역학조사를 벌일 계획”이라며 “앞으로 헌혈 혈액에 대해 HTLV 선별검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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