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수위 상승…둔치 4년만에 침수

  • 입력 2006년 7월 16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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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중부지방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많은 비가 내리면서 홍수경보 지점 가까이 치솟던 한강과 임진강, 남한강 유역수위의 상승세가 오후 들면서 누그러지고 있다.

오후 4시반 현재 서울 한강대교 수위는 9.66m로 홍수경보 수위 10.5m를 육박하고 있고 남한강 여주교 지점의 수위는 9.38m, 임진강 유역 적성 지점은 10.61m, 한탄강 유역 전곡지점 7.48m를 각각 기록했다.

한강대교는 오후 1시경부터 30분당 10㎝ 안팍의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오후 4시반에는 오후 4시 현재 수치인 9.70m보다 4㎝ 줄어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내린 비가 이미 많이 빠져나가고 비구름이 남하하면서 강우량도 줄어 오후 1시경부터 각 지점 수위의 상승폭이 30분당 10㎝ 안팎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오후 4시 현재 홍수경보가 발령된 여주 지점을 제외하면 호우경보 발표 등 위기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충주댐의 방류량이 늘어나 여주 지점 부근에서 저지대에서의 배수 난항으로 인한 침수가 우려되므로 지방자치단체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 중랑천 월계1교 수위는 16.42m로 범람 수위인 21.06m까지 4m 정도 남겨 두고 있으며 잠수교 수위는 12.30m로 교통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한강시민공원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전 구간이 완전히 물에 잠겼고 이곳에 주차돼 있던 차량 11대도 물에 잠겼다.

영등포·금천·구로·양천구 일대 안양천변 시민공원도 침수됐고, 특히 영등포구 양평1동 안양천 둑이 일부 유실돼 주택가와 도로의 침수가 시작되면서 인근 주민300여명이 당산초등학교 등 5개교로 긴급 대피했으며 소방당국은 조명차 6대 지원을 신청하는 등 야간 물막이 작업을 대비하고 있다.

청계천 산책로도 물에 모두 잠겼으나 고산자교의 수위가 5.53m로 범람 수위인 8m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는 상태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청평댐에서 초당 1만1497t, 충주댐이 초당 4949t을, 한강수력발전처는 팔당댐 수문 15개를 모두 개방해 초당 2만288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한강대교 수위에 맞춰서 상류댐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강원과 경기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기습 폭우로 남한강, 한탄강, 임진강, 영월 동강 등 중부권 주요 하천들이 대다수 범람 위기에 처하는 비상 사태가 벌어졌다.

해당 시군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영월군 영월읍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강 수위가 11.09m로 위험수위 9m를 2m 가량 넘어서면서 대규모 범람위기가 고조돼 주민 8000여명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날 온종일 계속된 폭우로 급격히 불어난 하천물은 거의 동강교 상판에 닿을 정도로 높아졌고 동강 하류의 신동방대교에서는 차량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영월군 남면과 주천면 인근의 서강 수위도 위험수위 9m를 초과한 11.83m까지 높아져 남면 연당리 중심가는 이미 침수됐다.

영월군 관계자는 "정선과 평창 등 상류 지역에서 유입된 하천물이 동강과 서강으로 합수돼 범람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강물 수위와 강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수주의보가 내려진 남한강 여주대교의 경우 상류 충주댐이 오전 8시부터 초당 방류량을 5000t으로 늘리면서 수위가 오후 3시 현재 9.11m로 위험수위인 9.5m에 육박했다.

충주댐이 방류량을 단계적으로 1만t까지 늘릴 예정이어서 대신면 등 남한강 유역 저지대의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여주시는 이에 따라 여주읍과 대신면 등 남한강 유역에 대한 순찰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주민 경고방송을 통해 대피 준비 등을 당부하고 있다.

연천군 전곡읍 한탄강 일대 수위도 오후 2시경 8.8m까지 상승했다가 오후 3시가 지나면서 8.24m로 낮아졌으나 여전히 위험수위 8.5m에 근접한 상황이어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임진강 수위도 꾸준히 올라가 오후 3시 현재 파주시 적성면 비룡대교의 수위가 10.79m를 기록, 위험수위(11.5m)에 거의 도달했으나 둑 높이(18.79m)까지는 아직 8m 가량 남아 있는 상태다.

파주시는 인근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키는 한편 배수펌프장 6곳을 총가동하는 등 범람에 대비하고 있다.

파주시 관계자는 "북한쪽 수량이 유입되고 서해안 물이 다시 들어오는 오후 5~6시대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시간당 20~30㎝ 정도 계속 수위가 올라간다면 범람 위기가 올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비가 얼마나 더 내리느냐에 따라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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