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 3명중 1명, 20년뒤엔 청년비만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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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엄마인 김영미(가명·26) 씨는 초등학교 1학년 때인 1986년에 키 122cm, 몸무게 23kg으로 통통한 편이었다. 20년이 지난 현재의 김 씨는 키 171cm, 몸무게 109kg으로 눈에 띄게 뚱뚱하다. 김 씨는 사춘기에 몸이 급격히 불어 고교 3년 동안 20kg이 늘었고 출산한 뒤 몸무게가 더욱 증가했다.

이처럼 어릴 때 뚱뚱한 소아비만은 성인비만으로 이어지며, 고혈압 동맥경화 등 만성질환도 어릴 때부터 진행된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서일(徐一) 교수팀은 인천 강화지역의 12개 초등학교 1학년생 257명(남자 113명, 여자 144명)의 체질량지수(BMI) 혈압 콜레스테롤 등의 변화를 1986년부터 20년 동안 추적한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강화 스터디’로 불리는 이 연구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 보갈루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루이지애나주립대에서 1972년 시작돼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보갈루사 심장 연구(BHS·Bogalusa Heart Study)’처럼 한 집단의 건강 상태를 평생에 걸쳐 추적하는 연구다.

연구팀은 어린이들을 6세 때의 BMI와 혈압을 기준으로 4개 집단으로 나눈 뒤 각 집단의 평균 BMI 변화를 살폈다.

서 교수는 “6세 때 몸무게가 가장 가벼웠던 그룹(43명) 가운데 20년이 지나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BMI 25 이상)은 2명이었으나 몸무게가 가장 무거웠던 그룹(43명) 중에선 14명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6세 때 혈압이 가장 낮았던 그룹(43명) 가운데 25세 때 고혈압 환자는 2명이었지만 혈압이 가장 높았던 그룹(46명) 중에선 9명이었다.

서 교수는 “어릴 때의 비만도와 혈압은 20년이 지나 성인이 됐을 때의 건강상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식생활 등 생활습관이 바뀌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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