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 조짐까지 한눈에 볼수있다

  • 입력 2006년 4월 21일 03시 02분


“뇌를 손금 보듯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았어요. 2년 후면 뇌종양에 걸릴 가능성을 유전자 수준에서 감지할 수 있을 겁니다.”

20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가천의대 길병원의 뇌과학연구소 개원 기념행사장.

조장희(趙長熙·70·사진) 뇌과학연구소장이 첨단 뇌영상 촬영장비(퓨전영상시스템)를 공개했다. 조 소장은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

수술대 양쪽에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도를 갖춘 HRRT-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와 7.0테슬러(T·MRI 자기장의 강도를 표시하는 단위)급 자기공명영상(MRI) 장치가 놓여 있다.

조 소장은 이 장비를 활용해 2008년 3월까지 세계 최초로 환자의 촬영 영상을 얻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PET와 MRI 영상을 융합해 뇌의 구조와 움직임을 한 번에 파악하려는 것이죠. 조기진단은 물론 수술의 정확도를 엄청나게 높일 수 있어요.”

PET는 신경세포의 ‘화학적 움직임’을 감지한다. 뇌에 종양이 생기기 전에 뇌세포 유전자가 비정상적으로 활동하는 상황을 포착한다.

이에 비해 MRI는 신경세포의 ‘정지된 구조’를 정확히 잡아낸다. 종양의 발생지점을 찾는 장비다.

이 두 장비를 동시에 활용해 퓨전영상을 얻겠다는 것이 조 소장의 목표다. 퓨전시스템이 완성되면 미국 하버드대 의대가 이를 수술에 적용할 계획이다. 가천의대는 작년 1월 하버드대 의대 뇌과학영상연구소와 공동연구 협정을 맺었다.

하버드대 관계자는 20일 본보와의 e메일에서 “조 소장의 연구는 의학자가 ‘군침’을 흘릴 만한 시도”라며 “종양이 미세하다면 초음파 등을 이용한 ‘칼 대지 않는’ 수술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7.0테슬러급 MRI는 한국이 세계에서 세 번째, HRRT-PET는 다섯 번째 보유국이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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