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OS ‘적과의 동침’ 가속화

  • 입력 2006년 4월 7일 03시 04분


“마침내 ‘열린 세상’이 왔다.”

미국 애플컴퓨터가 5일(현지 시간) 자사(自社) 컴퓨터 ‘매킨토시’에 경쟁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제(OS)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공개하자 누리꾼(네티즌)들은 각종 게시판에 이 같은 반응을 보였다.

‘부트캠프’라는 이름의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매킨토시 컴퓨터를 켤 때 MS의 ‘윈도XP’나 ‘맥OS’ 중 하나를 선택해 컴퓨터를 운용할 수 있다.

애플은 그동안 자사가 개발한 OS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해 세계 인터넷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익스플로러나 윈도 기반의 응용프로그램들을 매킨토시 컴퓨터에서는 이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올해 초 애플이 수십 년 동안 사용하던 IBM의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를 대신해 인텔 CPU를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맥텔’(매킨토시와 인텔의 합성어)의 탄생이 예견돼 왔다.

이 같은 경쟁사와의 ‘비공식적’ 제휴 관계는 최근 정보기술(IT) 업계의 추세가 되고 있다.

MS는 3일 미국 보스턴에서 개막한 ‘리눅스 월드 콘퍼런스’에서 리눅스를 OS로 사용하는 고객에게 ‘버추얼 서버 2005 R2’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관련 규격을 로열티 없이 공표해 리눅스 개발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기존 IT업체들은 ‘원천기술 공개형’ 시스템을 지향하는 리눅스 제품과의 호환을 꺼려 왔다.

IBM도 같은 날 고급 지향 소프트웨어를 채용한 리눅스 기반의 소프트웨어 번들(묶음)을 발표했다.

또 HP도 자사 관련 서버, 미들웨어 등에 사용되는 기본 소스 등을 담은 리눅스용 제품을 이번 콘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등 MS 위주의 컴퓨터 시장이 리눅스 기반의 시장과 통합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