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 건강찾기]<6>목 통증

  • 입력 2006년 2월 27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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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영어교사인 김현아(36·여·서울 송파구 송파동) 씨는 지난해 말부터 목에 뭔가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답답한 마음에 자신도 모르게 ‘흠흠’하며 헛기침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아주 심하지는 않지만 목에 통증도 생겼다.

월요일에는 그나마 괜찮다.

그러나 아이들과 씨름하다 보면 목요일 또는 금요일에는 이런 증상이 더 심해진다.

가끔 감기에 걸릴 때도 꼭 목감기만 걸린다.》

○ 술-커피 등 탈수 유발 음식 피해야

김 씨는 “나도 젊었을 때는 목소리가 괜찮았는데 너무 많이 써서 지금은 다 망가졌다”고 한탄하는 선배 교사들을 많이 봐 왔다. 김 씨도 어느덧 13년차 교사다. 이제는 선배들의 ‘넋두리’가 남의 일로 보이지 않는다. 김 씨 역시 초년 교사 시절보다 지금의 목소리가 더 쉰 듯한 느낌이 든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하던 김 씨는 21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남순열 교수를 찾았다.

남 교수는 김 씨의 목 주변을 먼저 살폈다. 갑상샘(갑상선)에 문제가 없는지를 살피기 위해서다. 때로 갑상샘 이상으로 목에 통증이 생기고 목소리가 상하기도 한다. 다행히 김 씨는 별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어 후두내시경 검사를 실시했다.

“많은 교사가 성대 결절이나 폴립으로 병원을 찾죠. 아직 그 정도로 악화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일반인보다 성대가 부어 있고 성대 뒤쪽으로 위산 역류로 인한 후두염 증상이 보이네요.”(남 교수)

목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있는 사람의 상당수가 김 씨처럼 위산 역류로 인한 후두염 증상을 함께 보인다. 식도까지 역류한 위산이 성대에 자극을 주는 것. 이 경우 특히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목에 이물감이나 통증이 더 많이 느껴진다.

“심한 편인가요?”(김 씨)

“아직까지는 ‘주의’ 단계입니다. 관리를 비교적 잘 했어요. 어떻게 목을 관리했죠?”(남 교수)

“사석에서는 말을 아껴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말을 안 할 수는 없으니까 그 대신 다른 곳에서는 말을 안 하는 거죠.”(김 씨)

김 씨의 대처법이 틀린 것은 아니다. 목소리 보호를 위해서는 가급적 말을 아끼는 게 최선의 방법. 그러나 평소에 무엇을 자주 먹는가도 중요하다.

“평소 식습관을 알아볼까요? 물을 많이 드시는 편인가요?”(남 교수)

“물은 잘 안 먹는 편이고요. 그 대신 귤이나 녹차를 많이 먹어요. 목을 생각해서 커피는 잘 안 마십니다.”(김 씨)

“그렇다면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탄산음료, 커피, 녹차나 귤 등 신 음식은 목에서 수분을 앗아가죠. 수업 중간에 물을 마셔 항상 수분을 보충해 주세요.”(남 교수)

○ 앉을 때 고개 약간 숙이는 게 좋아

평소 자세나 습관도 목 건강에는 매우 중요하다. 가령 김 씨는 대화를 할 때 상당히 높은 톤으로 말하고 있었다. 물론 김 씨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남 교수는 성대를 악기의 줄에 비유했다. 팽팽할수록 고음이 난다는 것. 성대를 느슨하게 해 줘야 부기도 가라앉고 결절이나 폴립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꼿꼿하게 목을 세워 말해서는 안 된다. 자신도 모르게 목에 힘을 주기 때문에 성대에 자극이 간다. 편안하게 한숨을 내쉬거나 하품을 하는 것처럼 말을 하라는 게 남 교수의 처방. 남 교수가 김 씨의 자세를 바로잡아 줬다.

“몸에서 힘을 빼고 편히 앉아 보세요. 다음에는 고개를 약간 숙이고 턱을 살짝 내민 자세로 말을 해 보세요. 그렇게 하면 목소리의 톤이 내려갑니다. 자, 이제 소리를 ‘아∼’ 하고 내 보세요. 톤이 훨씬 낮아졌죠?”(남 교수)

30분에 걸친 상담은 끝났다. 그리고 김 씨가 배운 것은 ‘결국 평소 관리가 목 건강을 좌우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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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전문가 진단▼

코로 들어간 공기는 성대가 있는 후두를 거치고 난 뒤 기도→기관지→폐로 들어간다. 이어 공기는 숨을 내쉬면서 밖으로 나가는데 이때 성대를 진동시켜 소리를 만든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말을 많이 하거나 회식 때 무리하게 노래를 여러 곡 불렀다고 가정하자. 그러면 성대는 평소보다 진동을 많이 한다. 점막은 충혈 되고 부어오른다. 결국 성대가 손상되는 것. 목소리가 쉰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쉰 목소리는 하루 이틀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간다. 그러나 비슷한 자극을 여러 번 반복하면 성대는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바뀔 수 있다.

일단 목이 상하면 말을 아끼는 게 치료의 제1 원칙이다. 그리고 증상에 따라 약물을 사용하거나 수술을 결정하기도 한다.

목의 통증은 꼭 말을 많이 해서만 생기는 게 아니다. 환절기에 감기에 걸려 목이 아픈 경우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인두염과 편도염, 후두염 등도 목 통증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실내 생활을 많이 하는 직장인의 경우 사무실 환경 때문에 목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 때 두통과 전신무기력, 발진, 충혈 등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이를 통틀어 ‘빌딩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사무실 오염이 목 건강을 해친다는 얘기가 된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갖춰 놓고 생활하는 게 좋다. 온도는 22도, 습도는 50% 정도를 유지하도록 하자.

남순열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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