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논문 ‘황우석 디스카운트’?

  • 입력 2005년 12월 2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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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연구팀의 사이언스지 논문 조작 파문 이후 외국의 유력한 과학전문지가 한국 과학자의 논문을 푸대접하는 등 ‘후폭풍’이 불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 저널에 논문을 발표하려던 과학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 A 교수는 20일 “사이언스지에 버금가는 과학저널에 제출한 논문이 예외적인 절차를 거치고 있는 등 사실상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유력한 과학전문지는 일반적으로 편집자(editor)가 1차 심사에서 가치가 있는 논문인가를 판단해 제출 논문의 90%가량을 걸러낸 뒤 검열자(reviewer)에게 넘긴다. 2차 심사에서는 1차 심사를 통과한 논문을 외부 전문가에게 보내 절반 정도를 걸러 낸다. 통상적으로 1차 심사는 10일 이내에 이뤄지며, 최종 수락(accept) 여부도 5주 이내에 판가름 난다.

하지만 A 교수의 논문은 1차 심사에 약 4주가 걸렸다. 일반 논문에 비해 2배 이상의 시간이 걸린 것. 이 저널 측은 논문을 가지고 있다가 19일 1차 심사부터 다시 거치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과학자들은 “A 교수는 동물 복제와 관련된 논문을 제출했기 때문에 저널 측이 황 교수 사건과 관련해 국내 과학자를 푸대접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앞으로 외국 저널이 국내 과학자의 논문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나설 경우 논문 제출에서 게재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 과학계에 대한 불신이 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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