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파동]‘2004년 논문’도 사진중복 논란

  • 입력 2005년 12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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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메디병원이 2003년 국제학술지에 제출한 논문 2편에 나오는 줄기세포 사진이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이 2004년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의 사진과 겹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4년 논문은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로 줄기세포를 만든 황 교수팀의 ‘원천기술’을 담고 있다.

미즈메디병원의 논문에서는 사진을 부풀린 흔적도 발견됐다.

○ 젊은 과학자들 의혹 제기

이런 지적은 19일 젊은 과학자들의 모임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인터넷 사이트에 등장했다. 황 교수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에 나오는 복제배아 줄기세포 사진이 미즈메디병원이 국제학술지 ‘몰리큘러 앤드 셀’과 ‘스템 셀’에 제출한 논문의 사진과 같다는 것이다.

미즈메디병원이 두 학술지에 논문을 낸 시기는 2003년 11월 24일과 25일로 황 교수가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한 시기(2003년 12월 9일)보다 보름가량 빠르다.

만일 황 교수가 이 논문에 실은 줄기세포 사진이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라면 원천 기술 자체가 의심받게 된다.

이에 앞서 황 교수가 올해 5월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의 5번 줄기세포 사진이 올해 10월 19일자 미국 ‘바이올로지 오브 리프로덕션’에 발표된 미즈메디병원 논문의 줄기세포(미즈메디병원의 1번 세포)와 같은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미즈메디병원 측은 ‘실수’를 인정하고 논문을 취소했다고 노성일(盧聖一) 이사장이 16일 밝힌 바 있다.

○ 미즈메디 사진 자주 등장 이유는…

문제의 사진들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찍은 것이다. 따라서 이 사진이 황 교수 논문에 등장하면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즈메디병원은 10월 논문을 스스로 철회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학계에서는 미즈메디병원 연구팀이 스템 셀 논문에서 같은 사진을 2개로 부풀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생명과학 연구자들은 노 이사장과 윤현수(尹賢洙) 한양대 교수가 국제학술지 ‘익스페리멘털 앤드 몰리큘러 메디신’ 10월호에 낸 논문에서도 줄기세포 사진을 부풀렸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여러 논문에 사진 중복 게재 의혹이 새로 제기되면서 미국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의 역할은 더욱 궁금증을 낳고 있다.

본보가 입수한 김 연구원의 올해 8월 박사학위 논문에 실린 줄기세포 사진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라고 명시돼 있다.

이 사진은 미즈메디병원의 논문(스템 셀)에도 게재됐으며 황 교수가 작년 2월 사이언스지에 제출한 논문에 실린 사진과 같다는 의혹이다.

김 연구원은 황 교수의 작년과 올해 사이언스 논문, 미즈메디병원의 2003년 11월 제출 논문 2편에 모두 공동저자로 참여해 사진 작업 등을 맡았다.

윤 교수도 미즈메디병원 논문 3편과 올해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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