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술’…마시기 전엔 우유,마실 때에는 도수 약한 술부터

  • 입력 2005년 11월 22일 0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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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다 동참모임이다 술자리가 슬슬 많아지기 시작하는 연말이다. 술은 천천히 마셔야 덜 해롭다. 또 술이 센 것과 간이 건강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많이 마실수록 간이 많이 손상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송년회다 동참모임이다 술자리가 슬슬 많아지기 시작하는 연말이다. 술은 천천히 마셔야 덜 해롭다. 또 술이 센 것과 간이 건강한 것은 별개의 문제다. 많이 마실수록 간이 많이 손상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연말까지 40일간 송년회나 동창모임 등 각종 술자리가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과음의 해독이 흡연 못지않다고 지적하지만 모임이 이어지는 연말엔 건강을 내세워 술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연말에 술의 해악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건강 음주법’을 알아본다.

▽술을 마시기 전=숙취해소음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알코올 분해 효소가 부족해 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은 숙취 해소 음료가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음주 1, 2시간 전에 음식을 먹어 위에 ‘신호’를 보내고 보호막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다. 이때 먹는 음식은 갈비, 고깃국 같은 기름진 음식은 피한다. 기름진 음식은 위의 알코올 분해 작용을 막으며 지방간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음식은 부드러운 죽이나 수프, 밥이나 콩나물국 생태탕 조개탕 북엇국 등 해장국을 먹는다.

또 술 마시기 전에 우유를 마시면 위에 포만감을 주어 이후에 마시는 술의 양을 줄여 준다. 또 우유가 위벽을 감싸 줘 음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위염 방지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과음 뒤 우유를 마시는 건 숙취 해소에 큰 도움이 안 된다. 과음을 하면 몸의 수분이 부족하게 되므로 물을 마시는 게 더 효과적이다.

▽술을 마실 때는=술은 속빈 강정 같아 칼로리는 있으나 몸에 저장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술만 마실 경우 영양 결핍이 올 수 있다. 여러 가지 영양소가 골고루 든 안주를 반드시 곁들여 술을 마셔야 덜 취하고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튀김이라든지 돈가스 등 지방이 많이 든 안주보다는 해조류인 김, 구운 생선, 두부, 볶은 콩, 채소류 등을 안주로 곁들여 술을 마시는 게 좋다.

또 술을 마실 때는 간에 손상을 줄 만한 양을 넘지 않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술이 세다’는 것은 간의 기능 중 알코올 분해 효소가 어느 정도인가에 의해 결정된다. 말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는 사람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많은 것이다.

따라서 술이 센 것과 간이 건강한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알코올 절대량이 많을수록 간이 많이 손상되는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다. 하루 40∼80g의 알코올을 5∼10년간 매일 섭취하면 대부분 간경변증이 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소 술을 마시더라도 알코올 총량이 80g을 넘지 않도록 한다. 알코올 총량은 술의 양에다 알코올 농도를 곱하면 된다. 알코올 농도가 4%인 맥주 1000cc라면 ‘0.04×1000=40g’이 나온다.

술은 도수가 약한 술로 시작해서 점점 독한 술을 마시는 것이 거꾸로 마실 때보다는 해악이 적다. 또 술은 천천히 마셔야 덜 해롭다. 즉 소주 한 병을 30분 동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더 해롭다.

폭탄주를 마시면 빨리 취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10∼20도의 술이 인체에 가장 빨리 흡수되는 데다 ‘폭탄 제조’ 시 생성되는 탄산가스가 흡수를 촉진하기 때문. 또 소주, 보드카, 위스키, 브랜디 등 증류주가 포도주, 동동주, 맥주, 막걸리, 과실주 등의 비증류주보다 불순물의 함량이 적어 숙취가 덜 오래 간다.

▽술 마신 뒤=술을 마신 뒤 커피, 탄산음료를 마시거나 사우나에서 휴식을 취하면 탈수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속이 더 쓰릴 수 있기 때문에 피한다. 틈틈이 식혜나 꿀물, 과일주스, 스포츠이온음료 등을 마셔 부족해진 수분과 당분, 전해질 등을 보충하도록 한다.

과음한 다음 날에는 공복감, 식은땀, 어지럼증, 손저림증, 집중력 감퇴 등 다양한 숙취 증세가 나타나는데 대부분 혈당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억지로라도 아침밥을 먹도록 한다. 아스파라긴과 타우린 성분은 알코올이 1차 분해되면서 생기는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를 몸 밖으로 배출시키므로 아스파라긴이 풍부한 콩나물국과 타우린이 풍부한 북엇국 등을 곁들이는 게 좋다.

한편 숙취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차(茶)로는 칡차, 구기자차, 인삼차, 유자차, 생강차 등이 있다.

(도움말=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이관식 교수,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정연수 과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해장국 어떤 게 좋은가

흔히 해장국은 뜨겁고 얼큰한 국물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매운 음식을 먹고 땀을 빼면 술이 깬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운 짬뽕, 라면, 감자탕, 얼큰한 뼈해장국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얼큰한 음식은 대체로 맵고 짜기 때문에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기보다 오히려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해장국으로 적합하지 않다. 기름진 해장국은 위에 부담을 주어 숙취 해소를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해장을 위해서는 담백한 콩나물국이나 북엇국을 마시는 게 좋다.

일부에선 바로 병원에서 포도당 주사를 맞고 숙취를 해소하려는 사람도 있다. 물론 포도당 주사는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과음할 때마다 포도당 주사를 찾는 것은 위험하다.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포도당 주사를 자주 맞으면 몸이 나트륨이나 칼륨을 조절하는 능력을 잃게 돼 전해질 대사 이상증세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부에서는 과음을 하여 울렁거리는 속을 달래려 억지로 토하는 사람도 있다. 음식과 술을 토해내면 몸에 흡수되는 술의 양이 줄어드니 당연히 숙취엔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매우 위험하다. 억지로 손을 넣어 구토를 유도하면 자칫 위출혈을 일으키거나 기도 폐쇄가 발생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젊은이들 중에는 간혹 술 마신 다음 날 피자를 먹기도 한다. 술을 많이 마시면 간이 제 기능을 못해 포도당 부족으로 허기가 진다. 이때 피자를 먹으면 포만감도 생기고 술도 깨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자는 치즈와 토핑이 기름지기 때문에 탄수화물보다 지방이 많은 음식이어서 숙취 해소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술 깬 뒤 허기가 질 때는 피자보다는 맑은 국과 밥을 먹는 것이 더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술 덜 취하려면

보통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함께 피우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술자리에서 피해야 될 일이다. 흡연 자체도 유해하지만 술과 함께하면 알코올이 니코틴 흡수를 더욱 증가시킨다. 또 간은 알코올과 담배 유독 성분을 함께 해독해야 하므로 쉽게 지치게 된다. 또 담배를 피우면 뇌의 중독 관련 부위가 자극돼 술을 더 마시게 된다.

무엇보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체내의 수분이 부족해져 숙취가 유발되는데 물을 마시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데다 알코올을 희석할 수도 있다.

특히 음주 시에는 소변을 통해 많은 전해질이 빠져나가는데 전해질이 풍부한 과일주스나 스포츠 이온음료를 마시면 좋다.

그러나 카페인음료나 탄산음료는 마시면 안 된다. 알코올을 인체에 그대로 둔 채 소변을 통해 수분만 빠져나가도록 하는 데다 알코올의 흡수를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후래자(後來者) 3배’의 대상이 됐을 경우 토하면 덜 취한다. 그러나 술판이 무르익은 다음 술에서 깨려고 억지로 토하면 별 효과가 없다. 더구나 식도로 강한 위산(胃酸)이 올라오면서 식도에 출혈이 생길 수 있다. 드물지만 출혈로 숨지는 사람도 있다.

술을 마시면서 노래나 말을 많이 하면 술기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 알코올의 10% 정도는 호흡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또한 노래를 부르면서 적당히 움직이는 것도 알코올 분해에 도움이 된다.

한편 술 마시기 전엔 소화제나 위장약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소화제는 위장 내 알코올의 배출을 촉진시켜 알코올이 혈액 속으로 더 빨리 흡수되도록 한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갑자기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소화제나 위장약을 먹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도움말=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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