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리언스 둑 범람… 일부지역 다시 침수

  • 입력 2005년 9월 24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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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위력을 가진 허리케인 리타의 상륙이 임박한 가운데 23일 오전 텍사스 주와 루이지애나 주에서는 주민 250만 명이 대피 행렬에 나섰다.

이날 허리케인 리타의 영향으로 뉴올리언스의 제방이 범람해 나인스 워드 지역이 다시 침수됐다. 이 지역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텍사스 주 댈러스 인근 고속도로에서는 리타 피난민들이 탄 버스에 불이 나면서 24명이 사망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버스에는 휴스턴의 한 요양원에서 댈러스로 대피하려던 노인 45명이 타고 있었으며 노인들이 사용하던 산소통이 폭발하면서 화염에 휩싸인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 사고로 텍사스 주 갤버스턴에서 휴스턴을 거쳐 댈러스로 이어지는 45번 고속도로는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텍사스 주와 루이지애나 주의 주요 도로들은 대피 차량이 몰리면서 총 160km가량이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휘발유 5000갤런을 실은 주 방위군 트럭들은 피난 차량에 기름을 긴급 공수했다. 피해 예상지역 공항들은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텍사스 주와 루이지애나 주 멕시코 만 일대 정유시설들에도 일대 비상이 걸렸다. 리타 상륙을 앞두고 엑손모빌을 비롯한 정유업체들은 필수 인력을 제외한 직원들을 소개시켰으며 주요 원유 시추공을 폐쇄했다.

22일 5등급에서 4등급으로 세력이 약화된 리타는 남부 해안지역에 도착할 즈음에는 3등급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뉴올리언스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한 카트리나에 버금가는 위력을 가졌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리타는 24일 오전 갤버스턴을 중심으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주 접경지대에 가장 먼저 상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국립허리케인센터(NHC)가 발표했다.

한편 카트리나가 닥쳤을 때 늑장 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리타의 접근을 앞두고 재난 대비에 힘을 쏟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리타 상륙 전 텍사스 주와 루이지애나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어 23일 텍사스 주를 방문했다. 콜로라도 주에 있는 미 북부사령부에도 들러 군의 리타 대비 상황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카트리나 피해 당시 이름값을 못했던 연방재난관리청(FEMA)도 이번에는 충분한 식량과 물을 대피 시설에 갖다 놓는 등 리타 대비에 나서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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