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담배 조금 피워도 혈관 탄력 떨어져

  • 입력 2005년 2월 20일 17시 26분


코멘트
흡연이 고혈압과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아주 적은 양의 흡연은 어떨까.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박창규 김지원 교수팀은 2003년 5월부터 1년 동안 흡연과 동맥경직도 및 혈압 간의 관계를 입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건강한 남자 100명(평균나이 29.2세)을 흡연기간이 7∼13년인 만성흡연자인 A그룹과 비흡연자 그룹으로 분류했다.

비흡연자 그룹은 다시 담배 실험을 위해 담배 2개비를 피운 B그룹과 그렇지 않은 C그룹으로 나눴다.

담배를 피운 5분 뒤 A그룹과 B그룹의 혈압을 측정했다. 그 결과 최저∼최고혈압은 흡연 전 68.2∼123.2mmHg에서 72.7∼128.1mmHg로 상승했다. 원래 혈압으로 돌아가기까지 15분이 소요됐다. 반면 C그룹은 혈압의 변화가 전혀 없었다.

연구팀은 ‘맥파전파속도’도 측정했다. 맥파전파속도는 혈관의 탄력도를 나타내는 지표. 수치가 높을수록 동맥의 탄력성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A그룹의 평균 맥파전파속도는 실험 전 초당 11.69m에서 12.69m로 높아졌다. 비 흡연자이지만 1회성으로 담배를 피운 B그룹 역시 평균 11.57m에서 12.23m로 빨라졌다. 그러나 담배를 전혀 태우지 않은 C그룹은 11.54m에서 11.55m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원래의 맥파전파속도로 돌아가기까지는 30분이 넘게 걸렸다.

연구팀은 “흡연을 계속하면 탄력도가 떨어진 혈관이 원상회복을 하기도 전에 다시 탄력도가 떨어지게 된다”며 “이로 인해 흡연이 동맥경화나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의학저널인 ‘혈압(Blood Pressure)’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