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美NASA에 도전장?… ‘100년만의 무더위’에 반론

  • 입력 2005년 2월 14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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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청장 신경섭·申慶燮)이 올해가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세기 말 이후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전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NASA 고다르우주연구소 제임스 한센 박사는 최근 올해가 20세기 들어 최고 기온을 보였던 1998년(연평균 14.54도)보다 더 더운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기상청은 14일 “올 상반기엔 지구의 기온을 올리는 대형 엘니뇨의 발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하반기 이후는 예측 자체가 어려운 상태로 그 같이 단언하기 어렵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1987년부터 10년간 고다르우주항공센터에서 기상현상을 연구한 박정규(朴正圭) 기후예측과장은 “한센 박사의 주장은 ‘지구에너지 불균형’ 학설을 근거로 했지만 이는 아직 학계의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최근 지구의 평균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곧바로 여름철 기온의 상승이나 무더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연 평균기온의 상승은 여름철엔 수분의 증발량 증가와 이에 따른 소나기로 이어져 지표면이 냉각되기 때문에 오히려 기온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반도의 경우엔 전 지구 평균기온의 등락과 별다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설령 올해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지라도 한국의 올여름이 가장 무더울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 박 과장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메일을 11일 한센 박사에게 보냈으며, 한센 박사는 13일 보낸 답신에서 박 과장의 주장을 인정하면서도 매년 증가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올해 지구기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종전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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