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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9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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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朴星熏·38) 벅스뮤직 사장은 10일부터 부분적으로 시작되는 음악 서비스 유료화를 앞두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벅스뮤직은 하루 평균 100만 명 이상의 누리꾼(네티즌)이 찾는 국내 인터넷 음악 서비스 1위 업체.
그동안 벅스뮤직에서는 음악을 무료로 들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매월 정해진 요금을 내거나 곡마다 요금을 따로 지불해야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그는 “벅스뮤직의 유료화 성공 여부가 앞으로 인터넷 음악시장의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어려움 속에 이끌어 낸 합의=박 사장은 2년간 음악 저작권자 등과 심한 갈등을 빚어 왔다. 벅스뮤직 등 인터넷 음악 서비스 업체가 음악 시장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생각하는 저작권자들은 관련업계 1위 업체를 이끄는 박 사장을 대표적인 ‘적(敵)’으로 대했던 것.
이들과의 합의는 쉽지 않았다. 벅스뮤직은 점점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었고 급기야 지난해 1월에는 임대료가 밀려 서울 강남구 스타타워 빌딩의 사무실마저 비워줘야 했다.
박 사장은 “당시 직원들은 스타타워 지하 1층 주차장에 컴퓨터와 책상 등을 잔뜩 쌓아 놓고 내가 창고라도 구해 오기만 기다렸다”며 “급한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일부 직원은 PC방을 전전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반전됐다. 벅스뮤직과 음악 시장이 함께 망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음악계에서 형성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박 사장은 “벅스뮤직은 앞으로 양질(良質)의 음악을 공급하는 새로운 시장이 될 것”이라며 “저작권자와 최종 소비자 사이에서 저렴하고 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위기를 성공의 기회로=박 사장은 자신의 낙천적인 성격이 1987년 경남 밀양시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몇 차례 대학 입시에 떨어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후천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젊은 나이에 비디오가게부터 카페, 인터넷 기업까지 다양한 사업을 하면서 인생관이 바뀌었다는 것. 박 사장은 “벌써 사업을 시작한 지 16년이 넘었다”면서 “1997년에 PC방 사업을 시작하면서 ‘위기가 곧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PC방이 청소년들의 ‘탈선 공간’이라는 사회적 비판이 확산된 1998년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박 사장은 ‘인터넷플라자협회’라는 PC방 협회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했고 결국 PC방이 한국 사회의 디지털화를 앞당기는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라는 인식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PC방을 ‘오락실’로 생각하던 사람들에게 PC방이 ‘사회적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설득하는 데 성공했던 것처럼 벅스뮤직도 ‘저작권 침해의 공간’이라는 오명을 벗고 ‘미래의 음악 시장’이라는 사실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 마흔 살도 안 됐지만 사업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박 사장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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