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지나치게 마른 남성 암에 잘 걸려”

  • 입력 2004년 8월 15일 17시 22분


코멘트
너무 마른 남성은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 후생노동성 연구팀은 최근 비만지수(BMI·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와 암 발생률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비만이 암 발생률을 증가시킨다는 연구는 여러 번 있었지만 너무 마른 경우에도 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는 이례적이다.

연구팀은 1990년과 93년 일본 내 8개 현(縣)에 거주하는 40∼69세의 남녀 9만명의 BMI를 조사한 뒤 비만 정도에 따라 7개 그룹으로 나눠 2001년까지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9만명 중 5000여명이 암에 걸렸다. 전체적으로 U자형 곡선을 이뤄 살찌거나 마른 사람의 암 발생률이 높았다.

특히 남성의 경우 BMI가 적정체중 범위인 21∼30일 때 암 발생률이 가장 낮았다. 이는 키가 170cm일 때 몸무게가 61∼86kg 정도다.

그러나 이 범위를 넘거나 미치지 못했을 때 암 발생률은 높아졌다. BMI 30 이상인 경우 암에 걸린 확률은 2.2%. 그러나 21 미만에서는 18.5%가 암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환자가 암 발생률이 높은 서구와 대조적인 결과가 나온 것.

특히 매우 마른 그룹에서 암 발생률은 더욱 높았다. BMI 19 미만인 가장 마른 그룹의 암 발생률은 BMI가 23∼24.9인 그룹과 비교해 약 30% 높았다.

암 사망률과의 관련성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매우 마른 사람일수록 저항력이 약해 암에 걸리기 쉽고 회복력도 떨어지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여성에게는 BMI와 암 발생률과의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았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 교수는 “마른 사람일수록 영양섭취가 부실한데다 흡연하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어 “다만 말랐다고 무조건 암에 걸린다기보다는 건강에 해로운 환경이 몸을 마르게 하는지를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BMI가 30 이상인 비만 환자 비율은 미국 30%, 유럽 15∼20%, 일본 2∼3%다. 국내의 경우 3.2% 정도.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