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 더 뜨겁다…푄현상까지 겹쳐 ‘불가마’

  • 입력 2004년 7월 23일 19시 09분


23일 경남 밀양의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올라가는 등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불볕더위가 계속됐다. 폭염으로 사람이 숨지거나 가축이 폐사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기온은 진주 37.3도, 산청 37.2도, 속초 37.1도, 마산 37도, 강릉 36.2도, 서울 33.2도 등으로 영남과 강원 영동지방의 기온이 특히 높았다.

이번 더위는 24일 밤 중부지방을 시작으로 25, 26일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중부지방은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25∼27일은 전국적으로 기온이 2∼3도가량 낮아져 고온현상은 해소될 전망이다.

기상청 박정규 기후예측과장은 “일본의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서쪽으로, 중국의 고기압 세력이 동쪽으로 확장되면서 가운데 있는 한국의 기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다음주 중반 이후 다시 무더위가 시작돼 8월 상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서쪽에 비해 동쪽 지방의 기온이 특히 높았던 것은 ‘푄현상’까지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푄현상이란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산맥을 타고 넘어가면서 고온건조해지는 것. 바람이 산맥을 타고 올라갈 때는 100m당 0.5도씩 기온이 떨어지지만 반대쪽으로 내려갈 때는 100m당 1도씩 기온이 상승한다. 밀양, 대구 등은 분지라는 지형적 특징 때문에 더위가 특히 심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오후 3시경 강원 강릉시 옥천동 뒷골목에서 박모씨(50)가 쓰러져 숨지는 등 전국 곳곳에서 일사병으로 추정되는 인명피해가 이어졌다.

강원 양양군 강현면 하복리의 한 양계농장에서는 닭 3000여 마리가 더위로 집단 폐사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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