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소설 '저승사자' 서경호 교수 "직접 쓰니 재미있어요"

  • 입력 2004년 1월 7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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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 창작법에 기반한 재미있는 소설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서울대 중문과 서경호 교수(53)가 이 대학 인문대 포털사이트에 ‘소설 저승사자’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소설을 연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서 교수가 인터넷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0월 초. ‘중국의 대중문학’이라는 과목을 강의하면서 학생들에게 한문으로 된 짧은 원문에 살을 붙여 현대적인 단편소설을 쓰게 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학생들에게 창작 연습을 시키다 보니 이런 방식으로 장편소설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 소설을 연구하는 비평가의 입장에서 실제로 창작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는 중국 송나라 때 편찬된 설화집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수록된 요괴, 신선, 귀신, 꿈 이야기를 뼈대로 저승사자의 활동상을 자세하게 그려 나가기 시작했다.

굳이 저승사자를 소재로 고른 것은 동아시아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을 소설을 통해 풀어내고 싶었기 때문. 그의 소설에는 1500년 전 저승사자 장명도(張明道)와 선배 저승사자 황(黃) 서리(書吏)가 이승과 저승에서 겪는 일화가 담겨 있다.

서 교수의 작품은 조회 수가 꾸준히 30∼40회를 기록할 정도로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몇몇 만화가에게서 이 작품을 만화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그는 “습작 수준일 뿐”이라며 “어떻게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생각하느라 즐겁다”고 말했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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