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치니? 나는 쓴다!…키보드 없는 태블릿PC 속속 선보여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7시 47분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태블릿PC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관람객들이 태블릿PC에 손으로 글씨를 쓰고 있다.사진제공 마이크로소프트
최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태블릿PC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관람객들이 태블릿PC에 손으로 글씨를 쓰고 있다.사진제공 마이크로소프트
《‘키보드는 곧 사라진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대신 스크린에 손으로 직접 글씨를 써서 명령어를 입력하거나 메모를 하는 ‘태블릿PC’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또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 문자메시지 등을 스크린에서 필기하는 휴대전화도 곧 등장할 예정이어서 ‘PC나 휴대전화 같은 단말기에서 키보드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섣부른 예측도 나오고 있다.》

▽태블릿PC〓태블릿PC란 마치 노트북에서 키보드 부분을 떼어낸 것과 같은 모양의 PC. 다소 두꺼운 모니터 뒤에 중앙처리장치(CPU)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메모리 무선랜카드 등 모든 부품이 장착돼 있어 그 자체로 온전한 PC 기능을 한다.

이 PC에서는 모니터 상에 직접 글씨를 쓸 수 있는 전자펜이 키보드의 역할을 대신한다. 키보드를 연결하면 기존 데스크톱PC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운영체제로는 전자펜 기능을 지원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 태블릿 에디션’을 사용한다.

손으로 글자를 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하나는 익스플로러에서 주소를 입력하거나 전자계산기 e메일 등에 문자나 숫자 등을 써넣는 등 기존의 키보드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 때는 메뉴에서 ‘입력판’을 불러낸 뒤, 여기에 손으로 글씨를 쓴다. 입력판은 글씨를 키보드로 입력한 것 같은 ‘텍스트’로 바꿔 해당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또 하나는 손글씨를 그림으로 인식하는 ‘잉크’ 기능. 보통 공책이나 수첩에 쓰듯 글씨를 쓰면 태블릿PC는 이것을 있는 그대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볼 수 있도록 해주고, 무선 인터넷을 통해 즉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한국MS 마케팅부 클라이언트제품담당 김응수 차장은 “이 PC는 기존의 윈도용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며 “무선랜이 보편화되면 직원들의 이동이 잦은 업체 중심으로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차장은 또 “키보드가 익숙하지 않아 컴퓨터 입문을 꺼리는 장년층도 이 PC를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휴대전화〓삼성전자가 19일 내놓는 휴대전화 SCH-730 모델도 태블릿PC와 입력방식이 같다. 전자펜으로 휴대전화의 LCD창에 글씨를 쓰면 단말기의 문서인식기가 이를 텍스트로 변환해 천(·)지(ㅡ)인(|)방식의 기존 키패드로 문자를 입력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전화번호를 저장하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때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키패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휴대전화의 부가기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손글씨보다 키패드에 익숙한 ‘엄지족’을 위해 터치스크린에 키패드 모양을 띄워주고 전자펜으로 자판을 찍는 기능도 이 단말기에 추가시켰다.

▽손으로 써? 말아?〓MS와 제휴를 하고 태블릿PC를 먼저 내놓은 업체는 휴렛팩커드(HP) 에이서 후지쓰 등 외국 업체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에 태블릿PC를 시판할 계획이며 TG삼보컴퓨터도 같은 시기에 태블릿PC를 내놓기 위해 현재 제품을 개발하는 중이다.

한편 LGIBM은 “더 두고 보자”는 입장. LGIBM 홍보인사실의 조중권 부장은 “입력방식의 패러다임이 키보드에서 전자펜으로 넘어갈지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시장 조사 결과에 따라 제품 개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나성엽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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