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과학자 '인터넷 악수' 성공

  • 입력 2002년 10월 30일 16시 29분


대서양을 사이에 둔 영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인터넷을 통한 가상체험 방식으로 악수를 나눴다고 BBC와 CNN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런던과 보스턴의 과학자들은 4800㎞ 이상 떨어진 거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인터넷을 통한 '악수 실험'에 성공했으며, 이번주 미 남가주대학에서 열리는 인터넷회의에서 인터넷 악수장면을 일반에 공개한다.

런던대(UCL)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공동 연구팀은 이 실험에서 마우스 대신 '팬텀'으로 명명된 펜 모양의 로봇팔을 이용, 가상 세계에서 상대방과 밀거나 당기는가 하면 컴퓨터상에 나타난 대상물들을 조종하는 가상의 접촉감각을 느끼는 데 성공했다.

두터운 펜 모양의 로봇팔을 잡고 있노라면 상대방이 보내오는 힘이 팬텀을 잡고 있는 자신의 손가락들에 전달돼 오는 등 가상세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 수 있으며 역으로 자신의 움직임을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 팬텀은 수집된 정보를 고주파 전류로 변환시켜 광섬유 케이블로 전달하는 한편 빠른 속도로 전달된 주파수를 종합해 일련의 감각으로 재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UCL 컴퓨터학 연구실의 멜 슬레이터 교수는 "힘의 전달 뿐 아니라 붙잡고 있는 것이 피부처럼 부드러운지 혹은 나무처럼 딱딱한지 하는 질감까지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세기의 실험'은 실험 초기 인터넷으로의 데이터 전송 문제로 늑장 반응이 나타나는 등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다. 한 쪽에서 데이터를 보낸 뒤 상대편 반응이 0.13 초 이상 지체될 경우 양측 실험자들은 제대로 협력해 실험을 계속할수 없다는 것. 대서양 너머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일반 가정에서 쓰는 것보다 훨씬 빠른 10mbps급 이상 데이터 네트워크를 갖춰야 한다.

슬레이터 교수는 "접촉감은 가상 환경에서 이뤄지는 시뮬레이션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지만 이를 통해 물리적인 거리에도 불구하고 서로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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