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추석 부모님 건강 어떠셨나요?"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00분


회사원 장모 과장(37)은 올 추석 연휴 내내 가슴이 답답했다. 귀성 고향집에서 내내 부엌 쪽으로 눈길이 갔다. 여느 추석이었다면 며느리들과 함께 차례상을 준비했을 자리에, 어머니는 없었다. 어머니는 석 달 전인 6월 갑작스러운 심장병으로 이승을 떠났다. 장 과장은 “지난 설날 어머니께서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씀할 때 빨리 병원에 모셨다면…”하고 후회하고 있다.

반면 회사원 조모씨(47)는 지난 설에 어머니의 증세를 놓치지 않아 이번 추석을 기쁘게 보낼 수 있었다. 그는 어머니가 갑자기 말을 더듬거리고 숟가락을 떨어뜨릴 만큼 오른손의 힘이 빠진 것을 보고 연휴 직후 어머니를 병원으로 모시고 갔다. 초음파 검사 결과 어머니는 목 동맥의 혈관이 피떡으로 막혀서 뇌혈관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어머니는 목동맥 안의 피떡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명절 때 모처럼 만난 부모의 얼굴이나 몸의 변화, 아프다는 하소연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부모에게 ‘심각한 일’이 생긴 뒤 후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작은 병의 신호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대처하면 부모의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안색을 돌이켜보라〓부모의 얼굴이 노랗게 변했다면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지만 만성 간염의 경우 겉으로 표시가 나지 않을 수 있다. 피로감, 나른한 느낌, 식욕 감퇴, 구토증 등을 호소하면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안색이 창백해졌다면 빈혈일 가능성이 크다. 빈혈은 소화기관의 출혈이나 치질 때문에 올 수도 있지만 혈관 안에서 적혈구가 깨지는 특정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다.

얼굴이 거무스레해지면서 피로감 권태감 등을 호소하면 부신피질 호르몬의 분비가 저하되는 ‘애디슨병’일 가능성이 크며 안색이 보랏빛으로 변했다면 심장이나 폐의 이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또 얼굴이 푸석푸석할 경우 고혈압 당뇨병 등이 진행돼 콩팥이나 심장의 합병증이 왔을 가능성이 크다.

모두 내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몸의 변화는?〓부모가 과음에 담배를 피우면서 목소리가 쉬었다면 후두염을 의심할 수 있지만 폐암 후두암 등 난치병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반드시 호흡기내과나 이비인후과의 진단을 받게 한다.

목이 쉬면서 더위 또는 추위를 많이 타거나 피부 건조, 피로감, 체중 변화 등의 증세가 나타나면 갑상선(방패샘) 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이때에는 내분비내과 진료를 받게 한다.

소변 색깔로도 건강의 이상을 알 수 있다. 콜라색처럼 갈색으로 바뀌었다면 간염, 요로결석, 담도암, 췌장암이나 혈관 안에서 적혈구가 깨져서 생기는 빈혈 등의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에 피가 섞여 오렌지색으로 보이면 전립선염, 콩팥질환 등이 많지만 콩팥암, 방광암일 가능성도 있다. 오줌에 거품이 섞여 있다면 고혈압, 당뇨병, 콩팥질환, 심장병 등일 가능성이 있다.

▽손과 팔의 증세〓손이 글씨를 쓸 때만 떨린다면 스트레스 탓일 가능성이 크지만 갑자기 팔 다리나 얼굴의 근육이 당기고 동작이 둔해지면서 떨린다면 파킨스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때에는 신경과나 신경외과에서 진료를 받는다.

여성이 손이 저린다면 보통 중풍이나 혈액순환 장애 등을 의심하지만 손목의 힘줄이 두꺼워져 신경을 누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수술로 쉽게 고칠 수 있다. 신경과나 성형외과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한다.

중풍으로 손이 저리면 한쪽 팔다리 전체가 저리면서 감각이 둔해지고 힘이 없어지거나 말이 어눌해지는 등의 동반 증세가 나타난다. 급히 응급실이나 신경과로 모시고 가도록 한다.

당뇨병, 갑상선질환, 척추질환, 팔의 동맥경화증에도 손저림 증세가 나타난다.

어깨가 아프면 오십견이며 어쩔 수 없다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깨 통증도 여러 원인 별로 치료가 가능하다. 상당 부분은 스트레스, 과로 등으로 인한 것이지만 더러 폐암 간암 등 암의 2차 증세로 어깨가 아플 수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올 추석 부모님 어떠셨나요?

■얼굴과 머리

△안색 변화

간질환, 심장병, 폐질환, 콩팥질환 등 의심→내과

△말이 둔해지거나 사물이 2, 3개로 보인다

뇌중풍 의심→신경과

△목이 쉼

후두염, 폐암, 후두암, 갑상선질환 등 의심→내과 또 는 이비인후과

■몸

△소변색 변화

간염, 요로결석, 담도암, 빈혈,

전립선염, 콩팥암, 방광암 등

의심→내과 또는 비뇨기과

△가슴 통증

심장병, 기관지염, 폐질환, 식 도질환 등 의심→내과

△호흡곤란

심장병, 폐질환 등 의심→내과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

간질환, 폐질환, 우울증, 소화 기질환, 암 의심→내과

■팔과 다리

△손을 떤다

파킨스병, 스트레스, 알코올 중독 등 의심→신경과 또는 정 신과

△손이 저리다

손목터널증후군, 뇌중풍, 당 뇨병, 갑상선질환, 척추질환 등 의심→성형외과, 신경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또는 내과

△발의 통증

류마티스 관절염 또는 통풍→ 내과 또는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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