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클리닉'운영디터 슈미트 박사"獨서도 수지침치료 인정"

  • 입력 2002년 5월 5일 17시 47분


“독일에서 활동하는 의사 24만명 가운데 8만명이 침술(鍼術) 세미나에 참가했고 이 중 500∼800명은 동양의학을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습니다. 이 가운데 200여명은 실제로 진료에서 수지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 의사 자격증을 딴 뒤 92년 경희대 한의대에서 동양의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수지침을 배우게 된 디터 슈미트 박사(사진). 그는 최근 3년반 동안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의 의료인을 대상으로 100여번의 수지침 세미나를 주관한 유럽의 ‘수지침 전도사’다.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6회 고려수지침학술대회에 참가차 내한한 슈미트 박사는 최근 독일에서도 동양의학과 수지침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독일에서는 과거 ‘수지침(Handakupuntur)’이라는 용어를 병원 간판에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수지침이 최근 정식 치료방법으로 공인돼 ‘수지침 클리닉’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 또 정부와 보험회사는 관절과 허리, 어깨 통증 등 3가지 질환에 대해서 1년에 10차례까지 보험혜택을 주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 함부르크에 있는 ‘성 프란치스카’ 종합병원 내에 수지침 클리닉을 운영하면서 양방과 수지침을 병행하는 치료에 매달리고 있다.

슈미트 박사는 이번 학술대회에서 지난해 클리닉을 찾은 500여명을 대상으로 3000여차례의 수지침 치료를 한 결과 통증 질환의 치료율이 80% 이상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동양의학만 가지고 병을 치료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점은 서양의학도 마찬가지죠. 동서의학이 만난다면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슈미트 박사는 독일의 재활의학 수준이 세계 최고라는 평가를 받게 된 데에는 각국의 대체요법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치료에 응용하는 등 의료진의 ‘열린 자세’가 무엇보다 큰 역할을 했다며 수지침을 과학적으로 정립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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