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츄적]허리통증…어깨뻐근등 컴퓨터 직업병 급증

  • 입력 2001년 4월 23일 18시 41분


10여년간 은행 창구에서 근무했던 이모씨(36·여)는 컴퓨터나 계산기를 사용할 때마다 손끝이 저리고 어깨가 아팠다. 통증을 참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자 이씨는 올 2월 병원을 찾았다. 의사의 소견은 ‘양측 삼각근하 정액낭염’과 ‘근근막 동통 증후군’. 즉 어깨근육의 과도한 사용으로 염증이 생겼고 힘줄이 자극을 받아 아프다는 것이었다. 이씨는 ‘신체부담작업’에 의한 산업재해이므로 7개월간 요양하라는 판정을 받았다.

▽목과 어깨가 너무 아파요〓‘컴퓨터 직업병’으로 불리는 근골격계 질환이 급격히 늘고 있다. 노동부가 23일 발표한 지난해 산재환자 현황에 따르면 경견완장해(頸肩B障害) 환자는 394명으로 99년(161명)보다 144.7% 늘어났다.요통 환자도 99년 183명에서 지난해 421명으로 130.1% 증가했다. 경견완장해는 목, 어깨, 손목 등에 이상이 오는 질환으로 과거에는 전화교환수나 컴퓨터 단말기를 단순 조작하는 직종에 주로 나타났으나 이제 사무직 전체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지난해 말부터 ‘근골격계 질환 예방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노동부는 올해 안에 전국 6개 지방청에 산업의학전문의를 채용해 예방교육에 나설 방침이다.

고려대안산병원 박종태(朴鍾泰)산업의학과장은 “경견완장해는 반복작업으로 특정 부위만 혹사시켜 나타나는 병으로 인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나 심한 경우 신경계를 수술하기도 한다”며 “컴퓨터 사용이 일반화되고 사업장의 공정자동화가 진척돼 이제 누구나 걸릴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경견완 증후군〓특별한 이유 없이 목덜미나 어깨 팔이 아픈 병. ‘인체의 컴퓨터’인 뇌를 몸통과 연결하는 목은 정상대로라면 완만한 ‘C’자 모양이지만 컴퓨터 작업 등으로 목을 오랫동안 앞으로 구부리고 있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목덜미와 어깨의 근육이 뻣뻣해지고 염증이 생겨 아프게 된다.

인체는 목이나 어깨가 아프면 방어 자세를 취하느라 다른 근육을 긴장시키기 때문에 팔 과 허리 등이 번갈아가며 아프게 되는 ‘통증의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목 어깨 건강법〓평소 머리를 바로 세우고 턱은 안쪽 밑으로 약간 당긴 채 가슴을 펴고 지내는 것이 좋다. 컴퓨터 작업 등을 할 때도 마찬가지¤특히 마우스를 너무 멀리 두고 어깨를 편 채 오랜 시간 일하면 어깨와 등의 근육이 수축돼 아프게 된다. 때문에 마우스는 팔을 자연스럽게 굽힌 상태에서 쥘 수 있는 곳에 두고 일해야 한다. 〈그림참조〉

직원들이 고개를 숙인 채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지 않도록 높은 책상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 통증이 왔을 때 통증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목덜미나 어깨를 뜨거운 물수건으로 20∼30분 정도 문지르는 것이 좋다. 목운동도 도움이 되는데 목을 곧추 세운 상태에서 턱을 당겨 붙이고 앞뒤좌우 네 방향에서 손으로 머리를 밀고 목에 힘을 줘 버티는 것을 각각 10초간 되풀이하는 것이 좋다. 파스는 바르는 것보다 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작업 중 틈틈이 계단을 오르내리면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잘 때엔 목만 받칠 정도로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성 질환도 늘어〓업무상 스트레스가 발병을 촉진시키는 뇌졸중, 심근경색 등 뇌 및 심혈 관계 산재도 99년보다 37.2% 늘어난 1666명이었고 이 중 33%인 544명이 사망했다.

97년 이후 4년간 직업병에 의한 사망자는 모두 2996명. 이 중 뇌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1598명으로 전체의 53%이며 진폐 사망자가 1269명으로 42%를 차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기업 구조조정으로 노동 강도가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쌓여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진폐, 중금속중독 등 전통적 의미의 직업병은 꾸준히 줄어 지난해 처음으로 산재판정자가 1000명 이하(933명)로 나타났다.

<김준석·이성주기자>kjs359@donga.com

▼컴퓨터 직업병 예방요령▼

평소 머리를 바로 세우고 턱은 안쪽 밑으로 약간 당긴 채 가슴을 펴고 지내는 것이 좋다. 컴퓨터 작업 등을 할 때도 마찬가지. 특히 마우스를 너무 멀리 두고 어깨를 편 채 오랜 시간 일하면 어깨와 등의 근육이 수축돼 아프게 된다. 때문에 마우스는 팔을 자연스럽게 굽힌 상태에서 쥘 수 있는 곳에 두고 일해야 한다.

직원들이 고개를 숙인 채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지 않도록 높은 책상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초기에 통증이 왔을 때 통증의 악순환에 빠지는 것을 막으려면 목덜미나 어깨를 뜨거운 물수건으로 20∼30분 정도 문지르는 것이 좋다.

목운동도 도움이 되는데 목을 곧추 세운 상태에서 턱을 당겨 붙이고 앞뒤좌우 네 방향에서 손으로 머리를 밀고 목에 힘을 줘 버티는 것을 각각 10초간 되풀이하는 것이 좋다. 파스는 바르는 것보다 붙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작업 중 틈틈이 계단을 오르내리면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잘 때엔 목만 받칠 정도로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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