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첨단기술]무선ID/지갑만 대도 작동

  • 입력 2000년 12월 6일 18시 55분


지하철과 버스를 탈 때 간편히 요금을 낼 수 있는 교통카드가 인기다. 이처럼 접촉 없이 카드를 넣은 지갑만 근처에 대도 교통요금을 낼 수 있는 카드를 무선ID라고 한다.

무선ID는 비접촉식이기 때문에 자기테이프 방식의 카드보다 편리하고, 훼손 가능성이 적다. 또 속도가 빠르고 위조가 거의 불가능해 생활 속에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무선ID의 작동원리는 카드와 안테나 사이의 쌍방향 무선통신이다. 배터리가 없는 카드가 어떻게 전파로 무선통신을 할 수 있을까? 숨은 비결은 카드에 내장된 초미니 자가발전장치이다. 카드는 전기를 발생시키기 위해 유도코일과 컨덴서를 내장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서 1천3백만 매 이상 발행돼 하루 400만 명이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내는 데 쓰는 국민패스카드나 버스카드를 예로 들어보자. 카드를 인식하는 지하철 개찰구의 안테나(카드리더)는 언제나 무선전파를 발사한다. 카드와 안테나 사이의 거리가 10㎝가 되면 전파는 플레밍의 법칙에 따라 카드 속에 내장된 유도코일을 감응시켜 충분한 양의 전기를 생산해 컨덴서에 저장한다.

카드는 이 전기를 이용해 메모리칩에 기억된 신용카드번호 정보를 개찰구의 안테나에 무선으로 보낸다. 그러면 개찰구의 컴퓨터는 사용 정지된 불량카드가 아닌지 확인하고 문을 열어준다. 지하철공사는 이 정보를 모았다가 카드회사 등에 요금을 청구하게 된다.

또 저가의 무선 ID 카드는 사원 출입증, 도서관 출입 학생증, 아파트 출입문 등에도 쓰이고 있다. 백화점에서는 의류, CD 등 상품에 붙여 도난방지용으로도 이용된다. 고객이 돈을 지불할 때 점원은 ID를 제거하고 상품만 내준다. 그러나 누군가가 슬쩍 들고 나가면 입구의 감지기는 요란한 벨소리를 울리게 된다.

지하철에 요금징수 시스템을 공급한 무선ID 전문업체 C&C 엔터프라이즈(주) 김광재 본부장은 “무선ID 기술은 70년대 말 동물에게 꼬리표로 붙여 개체 인식 수단으로 쓰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모든 상품에 초소형 무선 ID 칩이 부착돼 언제 어디에서 생산돼 언제 어느 곳에서 버려졌는지도 추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호 동아사이언스기자>do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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