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당신 몸만 있으면 돼"…혈관등 생체인식기술 발전

입력 2000-10-01 17:05수정 2009-09-22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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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회사에 근무하는 Y씨는 E메일 사용자계정(ID)과 암호만 20여개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각종 사이트 회원 ID와 암호를 합하면 수를 가늠하기 힘들 정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이트에 접속할 때는 매번 수첩을 꺼내보아야만 한다.

그런데 얼마전 각종 ID와 암호를 적어둔 수첩을 분실하면서 대부분의 ID를 새로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Y씨는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수첩에 적어두지 않아 금전적인 피해가 없었던 것이 그나마 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가 사람만 알아볼 수 있다면….’

Y씨의 이런 바람은 먼 미래나 영화속 이야기가 아니다. ‘컴퓨터가 사람을 알아보게 하는 기술’, 이른바 생체인식기술(Biomet―rics)의 개발 및 상용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생체인식기술은 모든 사람의 지문 손모양 음성 홍채 혈관 등이 서로 다르다는 데서 출발한다.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은 지문. 지문은 상용화 속도와 가격의 저렴함에서도 앞서나가고 있다. 지문인식 원천기술을 보유한 국내 벤처기업 니트젠은 소프트웨어 및 제조업체들과 제휴를 맺어 다양한 지문인식 제품을 내놓고 있다.

마우스나 키보드에 달린 지문인식기를 통해 판독한 지문이 동록된 사용자의 지문과 일치하지 않을 때는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것.

또 다른 지문인식기술 벤처기업인 휴노테크놀로지는 5월 메일소프트웨어업체인 쓰리알소프트와 제휴, 암호대신 지문으로 웹메일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음성인식기술도 가격경쟁력이 강하다. 홍채나 정맥인식 기술과는 달리 카메라가 필요없으며 PC에 딸린 마이크만 있으면 되기 때문. 국내 벤처업체인 웹프로텍은 무작위로 숫자를 제시해 읽게 함으로써 녹음을 통한 ID도용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이를 인터넷 뱅킹이나 사이버증권거래에 적용할 계획이다.

지문이나 음성인식보다 값은 비싸지만 정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정맥이나 홍채인식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 벤처기업인 넥스턴은 98년 손등에 나타난 정맥 유형을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LG전자는 홍채 인식 원천기술보유업체인 미국 IriScan과 제휴해서 홍채인식시스템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다만 정맥이나 홍채인식 기술을 PC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소형화 및 가격 인하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

미국에서는 내년 상반기중 사용자를 식별하고 화상회의도 할 수 있는 500달러 미만의 PC카메라가 나올 예정. 이에 따라 홍채인식기술이 PC에 본격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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