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송에서도 고스트 바이러스 소동

  • 입력 2000년 8월 23일 19시 14분


귀신을 등장시켜 시청률을 끌어올리려는 얄팍한 생각은 우리나라 방송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뉴스 시간에 귀신이 바이러스를 통해 전염된다는 내용이 보도돼 소동이 일어났다.

납량특집극 같은 이 이야기는 지난 5월 12일 미국의 유력 방송사 NBC의 계열사인 WHDH TV 뉴스 시간에 보도됐다. 이 뉴스에 등장한 한 여인은 물에 빠져 자살한 한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이 밤마다 나타나 어렸을 적부터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왔다. 그런데 실제로 이 여인이 이사오기 전에 이 집에 살던 여자아이가 근처의 연못에 빠져 죽었다는 것.

방송은 미국인 5명 중 한 명이 이처럼 유령을 보았거나 망상에 시달리고 있는 데, 이런 사람들은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들처럼 고스트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일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고스트 바이러스 이론은 한 테크노 스릴러 작가가 만들어낸 것. 이 이론은 교통사고나 살인사건 같이 끔찍한 사고로 사람이 죽으면 이 사람의 기억이 바이러스에 옮겨져 공중에 떠다니다가 누군가를 감염시켜 남들은 보지 못하는 죽은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 보도가 나가자 초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비판을 해온 한 단체는 이를 즉시 반박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죽은 사람의 기억이 바이러스를 통해 살아있는 사람의 뇌에 옮겨졌다면 죽은 이의 기억이 떠올라야지 그의 모습이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영완 과학동아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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