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0년 6월 6일 21시 1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유전자치료가 선천성면역결핍증 환자에게 좋은 결과를 낳자 암이나 후천성면역결핍증(AIDS)같이 기존 의학으로 해결하지 못한 질환 치료에 적용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지난 10년간 수천명의 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 치료법은 기존의 치료법을 능가할 만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1999년 미국 펜실베니아대병원에서 유전자치료 임상실험중 한 환자가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치료법의 안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유전자치료가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 우선 인체 유전자에 대한 지식의 한계다. 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인간의 유전자를 다 밝힌다고 하지만 이는 염색체의 염기서열을 알아낸 정도다. 각 유전자의 기능중 극히 일부만 이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정도를 가지고는 다양한 유전자가 얽혀 발병하는 질환의 원인을 밝히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기능을 확실히 밝혀낸 유전자로 인한 질환을 유전자로 치료하려면 치료유전자를 인체에 정확히 전달하는 기술(벡터)이 필수적이다. 현재 개발된 벡터기술을 인체에 적용할 경우 1% 미만의 유전자만 세포에 전달된다. 또 그 기능도 한달 이상 유지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결핵균이 결핵의 원인이란 것이 독일 의학자 로브트 코흐에 의해 밝혀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100여년전 일. 결핵약이 개발되기까지는 50년 걸렸다. 결핵의 치료법 개발에 비유한다면 유전자치료는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다.
허대석(서울대의대 내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