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라이프]인터넷프로그램 개발 디지토사원들

  • 입력 2000년 5월 28일 20시 00분


야전침대에서의 새우잠도 하루이틀.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인 직원들에게 벤처기업들이 숙소나 출퇴근 차량을 제공하고 나섰다.

늦은 시간에 집까지 먼길을 가야하는 것은 다음날 업무에도 지장을 주는 요인. 그렇다고 집값 비싸기로 소문난 강남 한복판의 벤처 밸리에 집을 장만하기도 어려운 일. 이에 따라 회사측이 직원들의 '편안한 밤'과 '개운한 몸'을 위해 복지대책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오피스텔 마련 기숙사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인 주애플웨어(서울 용산구 한강로)는 지난해 11월 사무실 근처에 오피스텔 두 개를 얻어 각각 남녀 사원방을 꾸몄다. 침대 샤워시설 취사도구를 고루 갖춘 아늑한 공간.

서버 담당 진정은씨(22·여)는 "여사원들은 사무실의 소파에서 자거나 새벽에 택시를 타려면 조심스럽다"며 "안전하게 쉴 방이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만으로도 업무 능률이 오르는 것 같"고 말했다.

인터넷프로그램 개발사 디지토(서울 강남구 역삼동)는 지난해 사원들의 요구로 남녀 사원 기숙사를 마련했다. 전기 전화요금을 제외하면 기숙사비는 무료. 인터넷 커뮤니티 업체 프리챌도 집이 먼 사원에게 무료로 임대할 방 3개짜리 아파트를 물색 중이다. 또 디지토와 포털서비스 업체 다음은 각각 3000만원과 1500만원 한도에서 대출까지 해주고 있다.

▼심야퇴근 콜택시서비스▼

심야 교통편을 제공하는 회사도 많다. 밤 11시 이후 택시비를 회사에서 부담하는 것은 기본이 되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업체 네띠앙은 아예 택시회사 KM과 계약을 맺었다. 다음달부터는 퇴근할 때 자가용 이용하듯이 콜택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또 전자상거래 솔루션 업체 이네트는 같은 건물의 스포츠센터를 사원들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고, 벤처 인큐베이션업체 MA커뮤니케이션스는 근처의 헬스장 회원권을 전직원에게 제공했다. 사무실에서의 잦은 밤샘으로 온몸이 결릴 사원들의 건강을 배려한 것.

이런 혜택은 아직까지 성공적인 소수 벤처 기업의 이야기. 민주노총의 박점규 정보통신차장(30)은 "아직도 많은 IT업체의 직원들은 풍족한 복지혜택을 받지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벤처업계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으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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