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 장바구니 접고 온라인 쇼핑몰 '클릭클릭'

  • 입력 2000년 5월 23일 19시 29분


‘진짜 고객들이 몰려오고있다.’

사이버 쇼핑몰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솔CSN의 황병종 상무는 최근 신규 가입자를 분석하면서 한껏 고무돼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0%에 불과하던 여성가입자가 금년들어 주부 가입자가 크게 늘기시작, 최근에는 40%를 넘어서고 있기때문. 회사측은 올 하반기에는 여성고객이 절반을 넘어서고 매출액도 작년에 비해 4배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상무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구매결정권을 사실상 주부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부들이 대거 인터넷 쇼핑에 나선다는 것은 진정한 전자상거래시대가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

인터파크의 경우 지난해 12월 80여만명의 회원중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8 대 2로 남성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4월말 기준으로 100만 회원중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6 대 4로 늘었다. 이같은 추세라면 여성 회원수가 곧 남성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쇼핑몰 역시 최근 여성가입자수가 40%에 이르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전자상거래 전문가들은 금년들어 여성가입자수가 크게 늘고있는 것은 3월부터 정부가 ‘주부 200만명 무료교실’을 개최한이후 인터넷을 이용한 주부가 크게 늘고있고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에 가입한 가구가 100만가구를 넘어서면서 주부들이 인터넷에 접근하기 쉬워졌기때문으로 분석한다.

인터넷 마케팅전문가들은 “결국 인터넷 사용인구가 일반 인구 구성비와 비슷해지면 ‘주부를 잡아라’는 기존 마케팅의 법칙이 온라인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될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해피투바이의 경우 주부고객이 늘면서 종전에 남성들이 구입하던 PC나 컴퓨터관련 제품구매는 줄고 냉장고 전자렌지 등 가전제품 비중이 늘고있다.

이에따라 각 쇼핑몰업체들은 여성들을 위한 코너를 따로 마련하거나 주부들이 실생활에서 자주 구매하는 신선식품을 구비하는등 여성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한 마케팅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삼성쇼핑몰은 최근 주부고객을 위해 ‘프레쉬 마트(fresh mart)’코너를 마련, 과일 식품 육아용품 등을 대거 확충했다. 한솔CSN은 주부고객을 사로잡기위해서는 빠르고 정확한 상품배송에 있다고 보고 배달망을 대거 확충하고 있다. 여성고객중 전자상거래의 초기 고객은 맞벌이 여성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만족시키려면 빠른 배송시간이 가장 중요한 무기라는 판단. 수도권지역의 경우 ‘클릭’후 4시간이내 배송할 계획.

인터파크측은 내달부터 여성전용의 ‘우먼파크’라는 별도의 쇼핑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며 주부들에게 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각 지방 특산 식료품에 관한 코너를 마련할 예정이다.

주부들의 사이버 쇼핑몰 이용이 늘면서 기존 백화점도 바싹 긴장하고 있다. 주부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대거 빠져나가면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때문.

이에따라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대형백화점들은 내달초 온라인 쇼핑몰디자인을 대거 변경할 준비를 하는등 온라인으로 빠져나가는 고객들을 자신들의 온라인 쇼핑몰에 붙잡아두기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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