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이색제안]"분단 철조망 예약판매하자"

  • 입력 2000년 5월 21일 19시 44분


“남과 북을 가르고 있는 우리나라의 철조망을 예약판매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한국에 대한 전세계인의 관심이 증폭되고 통일비용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청와대 홈페이지(www.cwd.go.kr)의 ‘정상회담에 바란다’ 코너에올라있는 고교생 김주선군의 글이다.

청와대가 지난달 24일 이 코너를 개설한 이후 게시판과 E메일을 통해 접수된 제안은 170여건. 이중에는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상당히 많다.

시민 문종민씨는 향후 정상회담 장소와 관련, “양측 정상이 여름에는 백두산, 겨울에는 제주도에서 휴가와 만남을 갖자”고 제안했다. 서영팔씨는 북측에 국민PC와 토종(국내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을 기증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역사적인 회담이 열리는 6월1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자”(문홍주씨) “국민성금으로 정상회담 경비를 모금하자”(주부 강미순씨) “비무장지대 또는 남북공동경비구역 내의 장소를 지정, 남북문화예술특구를 만들자”(박주홍씨) “사이버공간의 남북통일이 우선 이뤄지도록 사이버판문점을 개설, 운영하자”(회사원 조영식씨) 등은 꽤 주목을 받은 제안들.

주부 김미숙씨(33)는 “정상회담 좌석을 7자로 배치하자”는 이색안을 냈다. 의자를 7자로 비스듬히 놓으면 기(氣)를 분산시켜 의견충돌이 없게 하는 풍수학적 장점이 있다는 것.

청와대 공보비서실 관계자는 “분단 후 첫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듯 이색적인 제안이 많으며 한번쯤 검토해 볼만한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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