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인터뷰]야후코리아 염진섭 사장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디지털 혁명에는 ‘전통적인’ 시간의 제약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긍정적 기능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세계와 연결된 네트워크에 맞물리는 바람에 또다른 시간적 구속에 시달리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다국적 인터넷 포털서비스 야후코리아(www.yahoo.co.kr)의 염진섭 사장(46)은 ‘인터넷 사슬에 묶여 사는 신세’라는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인터넷타임에 사로잡혀 살아간다.

그의 하루 일과는 아침 6시부터 시작된다. 눈을 뜨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밤사이 도착한 E메일을 확인한다. 밤늦게 귀가해 새벽1,2시까지 메일을 처리하지만 매일 아침 20여건이 남아 있다. 바로 답장을 보내고 국내외 언론에 보도된 최신 뉴스를 신속하게 훑어본다. 국내외 인터넷기업들의 주가를 점검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한시간반.

식사를 마치고 오전8시 동부이촌동 집을 나서 강남역 부근 사무실에 도착하면 오전 9시. 도착 즉시 노트북PC를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회의 중간중간 틈틈이 E메일 답장을 처리한다.

염사장이 하루에 처리하는 E메일 수는 평균 300통. 개인비서가 없기 때문에 모든 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인터넷을 사용하게 되면서 처음에는 시간으로부터 해방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시도때도 없이 쏟아지는 E메일 때문에 이제는 시간의 노예가 된듯 정신이 없습니다.”

염사장은 지난해 가을 아들과 함께 몽고로 일주일간 여행을 다녀왔다. 모처럼만의 여행이라 기분이 좋았지만 귀국한 뒤 E메일과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 쌓은 E메일이 3000통에 달해 이를 처리하는 데 꼬박 2박3일이 걸렸다고 그는 회고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