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통신망]소비자 불만 앤티사이트의 활약

  • 입력 2000년 2월 13일 20시 37분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인터넷에 집결되고 있다.

서비스 가입의 불편에서 ‘거북걸음’을 하는 서비스 속도, 직원들의 불친절에 이르기까지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이트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다양한 해결책까지 제시하면서 ‘소비자 권익찾기’의 선봉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앤티(Anti)하나로통신(my.netian.com/∼hanax). 서비스와 요금체계 등 각종 피해사례를 수집, 구석구석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점 토론을 위한 사이버카페가 마련되어 있고 법적 대응을 위한 방법론도 올라와 있다. 천인회라는 모임을 통해 조직적 대응도 모색하고 있다.

앤티두루넷은 개인적 동기에서 출발한 경우. 부산의 신모씨는 지난해 두루넷을 신청했다가 겪은 각종 불편과 민원사항을 인터넷에 올렸고 이에 공감한 네티즌들이 아예 앤티두루넷(go.to/thrunet-x)을 만들었다. 특히 이 사이트에는 첫장부터 서비스 평가투표제를 도입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2300여명이 투표한 결과 ‘매우 나쁘다’는 반응이 48%를 넘어서는 등 충격적 내용도 담겨있다.

앤티한국통신(go.to/antikornet)은 나머지 3개의 앤티사이트를 연결해주는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맡고 있어 초고속망의 문제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앤티드림라인은 게시판을 통해 “광고속도와 실제속도가 40배나 차이가 난다”는 주장을 제기해 관심을 모으고있다.

이들 사이트는 최근 공동조사를 펼치는 등 연대운동에도 나서고 있다. 각자 가입한 서비스의 속도를 측정, 비교조사를 한 것. 348명이 참여한 이 조사결과 ‘최고속도가 10Mbps에 이른다’는 업계의 광고와 달리 평균속도는 1.07Mbps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서비스는 122Kbps에 불과해 ‘초고속’이라는 서비스 주장을 무색하게 했다.

서비스업체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사이트 운용 목적을 의심했으나 이제는 순수한 소비자 모임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이들 사이트를 통해 각종 문제점을 파악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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