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정보화 평가/장관들 컴퓨터실력]「컴맹장관」많다

입력 1998-11-04 19:07수정 2009-09-24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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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들의 컴퓨터 실력과 활용도를 점수로 매기면 어느 정도일까.

평가팀의 인터뷰 등을 종합해본 결과 장관들은 평균 이하의 ‘낙제점’에 가까웠다.

기본적인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지 못하는 ‘컴맹’장관이 많았고 ‘좀체로 시간을 낼 수 없어서’라는 이유로 겨우 소관 부의 홈페이지를 뒤져보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김모임(金慕妊)보건복지부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등 교수출신 장관은 워드프로세서를 활용하는 실력 정도는 갖추고 있지만 취임 후 컴퓨터를 켜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배순훈(裵洵勳)정보통신부장관도 장관 앞으로 오는 ‘인터넷 신문고’를 비서관을 시켜 체크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 신낙균(申樂均)문화관광부장관은 “전혀 쓸 줄 모른다”고 실토했다. 신장관은 “우리 세대는 기계에 대한 공포증이 있다”고 부연했고 홍장관은 취임 후 장관실 내 컴퓨터를 아예 철거해버린 상태. 박상천(朴相千)법무부장관도 “전혀 못한다”고 손을 내저었지만 “정보화 마인드 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주장했다.

강창희(姜昌熙)과학기술부장관은 두 손가락으로 타자치는 시늉을 해보이며 이른바 ‘독수리타법’을 소개했다.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은 비서에게 전담시킨다고 털어놨다. 이정무(李廷武)건설교통부장관은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이 없다”고 강조하며 엉뚱하게 아들의 컴퓨터실력을 장황하게 소개했다.

반면 김정길(金正吉)행정자치부 최재욱(崔在旭)환경부장관은 원래 컴퓨터와 인연이 없었지만 취임 후 컴퓨터와 가까워진 ‘노력파’. 김장관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직접 체크해 이를 토대로 책을 내기도 했다.

장관들의 정보화 이론무장은 대체로 잘 돼 있었다. 장관들은 ‘정보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나름의 정보화관을 역설했고 역점 추진중인 정보화사업도 예정시간을 넘겨가면서 평가팀에 설명하려 애썼다.

또 동아일보의 정부정보화 평가작업에 대해 한결같이 “이를 통해 정부가 자극을 받는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일부 장관들은 정보화를 단순히 전산화의 개념으로 이해하거나 평가팀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동문서답(東問西答)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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