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부 메인주의 사업가인 스콧 패인과 캘리포니아 출신의 변호사 레니는 95년 2월 이스라엘 보칼텍사가 첫선을 보인 「인터넷폰 1.0」이란 소프트웨어로 채팅을 하다 결혼에 골인했다.
그들이 처음 사랑을 속삭일 때만해도 인터넷폰은 양쪽에서 모두 컴퓨터를 켠 뒤 인터넷폰 소프트웨어를 작동시켜야만 통화가 되는 PC 대 PC방식이었다.
PC 대 PC방식이란 음성을 이진부호로 바꿔 음성데이터를 만든 뒤 이를 압축, 인터넷을 통해 상대방 컴퓨터로 직접 전송하는 방식. 그나마 양쪽 사용자가 서로 다른 인터넷폰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통화가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인터넷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인터넷폰을 컴퓨터를 이용한 음성채팅 정도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옛날 얘기. 지난해 8월 미국 GXC사가 컴퓨터에서 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 수 있는 PC 대 전화방식의 인터넷폰 기술을 개발한 이후 혁명적 변화가 일어난 것.
보칼텍사는 지난해 10월 전화 대 전화방식의 인터넷폰 기술을 선보여 전화를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전화만으로 인터넷폰을 사용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미국 IDT GXC사와 호주 오즈이메일사 등도 연달아 전화 대 전화 방식의 인터넷폰 개발에 성공, 상용화 경쟁에 불을 붙였다.
2년6개월여의 짧은 기간에 장족의 발전을 이룩한 인터넷폰 업계는 이제 음성데이터의 효율적인 압축에 기술력을 모으고 있다. 제한된 인터넷회선으로 한꺼번에 얼마나 많은 통화를 연결시킬 수 있느냐에 인터넷폰의 상업적 성패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김홍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