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웅의 SNS 민심]‘특권 비만’ 국회, 다이어트가 급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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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온라인 콘텐츠를 분석하면 국회의원과 연관된 단어 중 가장 많은 건 ‘선거’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바로 ‘특권’이다. 업무와 관련 있는 ‘정책’이나 ‘경제’보다 더 상위에 놓인다. 국회의원들이 대중에게 국민을 위한 봉사자나 법안 만드는 입법자가 아니라 선거 출마자 또는 특권 향유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원 특권’의 연관어는 헌법상 보장되는 ‘불체포특권’, ‘면책특권’이 주로 나오고, 뒤이어 ‘채용’, ‘보좌진’, ‘인척’ 등이 거론된다. 최근 친인척 보좌진 채용으로 한바탕 소동이 일었던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포기’와 ‘폐지’도 많이 나오는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에 대한 실행은 없고 말만 남발하는 것을 비판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특권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최근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정치심판 기류가 형성되면서 국회의원 특권을 검색하는 빈도가 크게 늘었다. 온라인 검색 트렌드에서도 올 상반기에 가히 폭발적으로 올라갔다.

‘뻔뻔한 국회의원’에 대해 대중도 더 이상 참지 않고 있다. 과거 같으면 대충 넘어갈 일도 제대로 처리될 때까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본다. 결국 이들의 요구에 의원이든 정당이든 반응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친인척의 보좌진 채용을 제한하는 법안에 대해서도 찬성 비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지난 19대 국회 회기 중 실시된 국회 역할 평가에서 ‘잘한다’는 긍정 평가는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역대 최저인 5%에 이르기도 했다. 정치인들을 불신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긴 해도 이 정도로 낮은 수치가 나오는 나라는 찾기 어렵다.

사실 국회의원들을 비난하고 권한을 줄이는 게 능사는 아니다.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현대 사회에서 통제되지 않는 각종 숨은 권력, 즉 관료 대기업 등이 국민에게 손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지원해 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그런 국민적 지원을 얻기 위해선 먼저 국회가 자기희생적 조치를 내려야 한다. 의회의 본질적 기능을 위한 면책특권까지야 아니지만 자질구레한 특권들은 과감히 던져버려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다시 냉소 모드에서 기대 모드로 전환할 것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국회#특권#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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