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가족이 함께]하늘 무대로 “철새와 춤을”

  • 입력 2004년 12월 2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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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밤섬을 찾은 철새들이 2일 겨울바람을 가르며 강물을 스치듯 날고 있다. 밤섬에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철새 5000여 마리가 머물며 ‘새들의 낙원’을 이룬다. 안철민 기자
한강 밤섬을 찾은 철새들이 2일 겨울바람을 가르며 강물을 스치듯 날고 있다. 밤섬에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철새 5000여 마리가 머물며 ‘새들의 낙원’을 이룬다. 안철민 기자
《얼어붙은 겨울 하늘을 가르며 비상하는 철새들의 군무(群舞)를 감상할 수 있는 계절이 왔다. 겨울철새를 보기 위해 낙동강 하구 을숙도까지 가야만 하는 건 아니다. 한강이나 인천 앞바다에도 ‘겨울의 전령들’을 관찰할 수 있는 명소가 많다.》

▽한강 밤섬=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시민공원 앞 서강대교 아래쪽에 숲이 우거진 두개의 작은 섬이 있다. 철새들의 낙원으로 불리는 밤섬이다.

1일 한강시민공원사업소 순찰선을 타고 밤섬 부근에 다다르자 갑자기 수를 헤아릴 수 없는 까만 점이 강물에서 하늘로 솟아올랐다. 고방오리 청둥오리 재갈매기 등 수천마리 철새들의 화려한 비상이었다.

이 철새들은 밤섬에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머문다. 겨울철에 밤섬에서 관찰할 수 있는 조류는 청둥오리 비오리 흰죽지 말똥가리 등 21∼28종 5000여 마리나 된다.

밤섬은 생태계 보호를 위해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 앞 한강시민공원 수영장 부근에 1일 철새조망대가 만들어져 철새들을 세밀히 관찰할 수 있다.

66∼80배율짜리 망원경 6개와 15배율짜리 쌍안경 6개가 마련돼 있다. 망원경에 눈을 대면 밤섬 모래밭에서 먹이를 먹는 철새들의 움직임이 한눈에 들어온다.

겨울철에 밤섬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고방오리 흰죽지 청둥오리 쇠오리 등에 관한 안내서적도 비치돼 있다. 사용료는 안 받는다. 내년 2월 말까지 매일 오전 9시∼오후 5시 철새 관찰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조류 안내 도우미가 상세한 설명을 해 준다. 성탄절, 1월 1일, 설날은 휴무.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 걸어서 15분. 초록색 지선버스 5615, 5618, 5711, 5713, 6633번이나 파란색 간선버스 753번을 타고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내리면 3분 거리. 02-3780-0788

▽인천 주변 서해안=인천 지역 갯벌에는 도요새 등 수많은 철새와 텃새가 살고 있다. 특히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옹진군 장봉도 일대 해안, 옹진군 대이작도와 영흥도, 중구 영종도 남단 갯벌 등은 언제 가더라도 각종 조류를 관찰할 수 있는 ‘텃밭’이다.

이 밖에도 강화군 외포리 나루터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인 볼음도는 저어새 번식지로 유명한 섬이다. 외포리에서 오전 9시 반과 오후 3시, 볼음도에서 오전 7시 반과 오후 1시에 페리가 출항한다.

옹진군 신도는 세계적으로 500여 마리에 불과한 노랑부리백로의 서식지다. 신공항고속도로를 타고 영종대교를 건너자마자 우측으로 빠지면 나오는 삼목도 나루터에서 배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신도에는 인기 드라마, 영화세트장이 있으며 시도, 모도 등으로 연결되는 ‘연도교’가 있어 해안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좋다. 페리가 일출∼일몰 사이 1시간 간격으로 하루 12차례 다닌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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